치과용 의료기기 제조.유통사인 이탈리아 S&M사.이 회사는 지난해 말 10년 이상 거래해온 세계 1,2위 치아 신경치료기 업체 두 곳과의 독점 판매 계약을 스스로 해지했다.

한국의 한 중소기업 제품을 보고 한눈에 반했기 때문이다.S&M사 측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모험이긴 했지만 성능과 디자인,가격이 워낙 뛰어나 독점 기회를 타사에 뺏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치아 신경치료용 '근관충전기'(사진)가 해외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근관충전기는 충치 치료 후 치아 붕괴를 막기 위해 신경줄기를 긁어낸 빈 공간을 고무 재질로 채우는 데 쓰는 필수 치과치료 장비다.

의료기기 전문업체 메타바이오메드(대표 오석송)는 휴대폰 기술을 활용한 배터리 착탈식 무선(Wireless) 근관충전기를 지난해 개발,최근 이탈리아 영국 미국 등 30개국 수출을 성사시켰다고 17일 밝혔다.수출규모는 약 70만달러어치. 오석송 대표는 "본격 제품 출시가 석 달밖에 안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반응"이라고 말했다.기존 무선근관충전기는 내장 배터리 방식이어서 시술 도중 전력이 소진되면 환자가 입을 벌린 채 재충전될 때까지 수십분씩 기다리는 불편이 있었다.

회사는 2005년 '스페어' 배터리를 수시 교체할 수 있는 휴대폰 타입 모델 개발에 들어가 지난해 12월 권총형과 펜형 두 가지 타입 제품 양산에 성공했다.회사 관계자는 "최근 급속히 발전한 국내 휴대형 전자제품 배터리 기술 덕분에 외국업체보다 한발 앞서 착탈식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가격은 권총형과 펜형 다 합쳐 300만원.한층 편리해졌지만 현재 시장점유율 1~2위인 외국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회사는 이외에도 치아 신경줄기 충전재료인 고무수지를 녹여주는 근관충전기 바늘 끝 굵기도 기존 0.5㎜에서 0.3㎜ 정도로 가늘게 만들어 미세 신경줄기 치료를 더 쉽게 했다. 오 대표는 "올해 이 제품 하나로만 최소 200만달러 이상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