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금융회사인 미국의 씨티그룹이 회사채에 주로 투자해온 헤지펀드의 환매를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씨티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자금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말 중동 국부펀드에서 연 11%의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데 이어 겪은 '또 하나의 굴욕 '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씨티그룹이 운영하는 헤지펀드 CSO파트너스가 최근 고객들의 잇단 환매 요청으로 투자자산(5억달러)의 30% 이상을 내줘야 할 상황에 몰리자 환매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11%의 손실을 기록한 이 헤지펀드를 안정시키기 위해 지난 1월 1억달러를 투입했지만 환매 요청을 막지는 못했다.CSO파트너스의 마이클 미코 펀드매니저는 "모든 환매 요구에 응할 경우 과도하게 저평가된 자산까지 팔아야 한다"며 환매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최민재 KTB자산운용 펀드매니저(주식운용팀장)는 "작년 8월 프랑스 1위 은행인 BNP파리바 사태 때 봤듯이 환매 중단은 투자자금을 못찾을 수도 있다는 심리를 조성해 비이성적인 급락장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나 이번에 환매를 중단한 헤지펀드 규모가 크지 않아 충격은 덜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앞서 씨티는 지난해 11월 중동 아부다비의 국부펀드에 주식 4.9%에 해당하는 전환사채(CB)를 팔아 75억달러(약 7조원)를 긴급 수혈했다.전환사채의 금리는 무려 연 11%였다.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금융회사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금리였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