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산업 인재를 키워라''젊은 기업가 정신을 되살리자''에너지 위기,전략적 자원외교로 돌파하라….'

최재원 SK E&S 부회장,이휘성 한국IBM 대표 등 CEO(최고경영자)들은 14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이노베이션 포럼 2008' 대토론회에서 한국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소득 4만달러의 선진국 반열에 올라가기 위한 다양한 아젠다를 쏟아냈다.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창조와 성장을 위한 분야별 과제' 대토론회에서 이들 CEO는 강만수 대통령직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와 추부길 대통령 당선인비서실 정책기획팀장 등에게 이 같은 해결 방안을 제안했다.

이휘성 한국IBM 대표는 한국이 이제 '재빠른 추격자(Fast Follow)'에서 '창조적 혁신국가(Creative Innovator)'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세계 경제의 흐름은 기술의 범용화,시장의 글로벌화,시장 요구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과거와 같이 모방 전략 아래 원천기술 확보,핵심부품 개발 등의 노력을 게을리할 경우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 분야 중에서는 특히 서비스 부문의 육성을 강조했다.서비스 분야가 고용창출 측면에서 제조업의 1.6배에 달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고부가가치 분야가 서비스 산업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이런 서비스 주도의 경제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중심으로 만들어진 각종 규제와 지원책을 서비스 분야 성격에 맞게 차별화해야 한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에너지 분야 토론자로 나선 최재원 SK E&S 부회장은 "중국 러시아 등의 부상과 함께 자원전쟁과 자원민족주의도 강화되고 있다"며 "석유 등의 해외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인 자원외교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차별화된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정부와 기업이 서로 협력해 자원 보유국에 원하는 것을 주는 대신 자원 개발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최 부회장은 말했다.또 자원 보유국들과 한국 정부.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 등을 활성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회장은 선진국의 절반에 불과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신재생 에너지 개발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기업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세제감면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여성 경영인 육성과 관련해 토론을 맡은 손인춘 인성내추럴 사장은 "우리나라 여성의 교육 수준은 높지만 이들 여성들의 잠재력이 국가 발전에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고 진단했다.따라서 한국이 국민소득 2만달러 벽을 넘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여성 리더들을 적극 발굴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손 사장은 "남성 경영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대출 조건이나 보증제도,자녀 양육 문제 등을 국가 차원에서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캐나다의 경우 근로자의 46%가 여성이고 이 중 15%가 대기업 임원이라고 손 사장은 소개했다.

벤처기업 분야 토론을 맡은 송병준 게임빌 대표는 "한국이 IT(정보기술) 강국을 이어가기 위해 벤처 기업가 정신을 되살리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송 대표는 "2000년대 초 전 세계를 휩쓸었던 벤처 열풍이 꺼진 이후 한국의 경우 신산업에 도전하는 젊은 기업가들이 급속하게 줄어 들었다"며 "이대로 가다간 신성장 동력을 잃고 IT강국에서도 탈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젊은이들이 위험에 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송 대표는 또 기존 벤처기업들도 국내 시장에 머물지 말고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