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지식경제부 초대 장관으로 내정된 이윤호 전경련 상근부회장(60)은 14일 "장관이 되면 그동안 전경련 부회장으로서 꾸준히 강조해온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가장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전경련 부회장으로 선임된 후 10개월여 동안 '재계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던 이 부회장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규제를 혁파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경제를 살리자는 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철학"이라며 "20여년간 재계에 몸담으면서 누구보다 기업들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있는 만큼 당선인이 '비즈니스 프렌들리'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1973년 행정고시(13회)를 수석 합격한 공무원(경제기획원) 출신이다.하지만 미국 위스콘신메디슨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87년부터 20여년간은 재계(LG경제연구원)에 몸담아왔다.

따라서 기업의 어려움을 가장 잘 알고 해결책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해온 그를 산업정책의 책임자로 임명한 것은 '기업친화적 환경 조성'을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겠다는 이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또 대전고,연세대 정외과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대학 및 지역 안배 차원에서도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자유시장경제와 작은 정부'를 주장해온 이 부회장의 성향으로 볼 때 지식경제부는 행정지도 등을 통해 기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보다는 환경 조성을 통한 간접 지원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06년 LG경제연구원장 시절 한국경제신문에 실은 기고문에서 "과거 정부의 역할이 자원 배분의 '지시자'였다면 앞으로는 기업하기 좋은 생태환경을 조성해서 일류 기업을 꽃피우는 '정원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따라서 기업이 스스로 혁신하고 새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이를 뒷받침할 우수한 인재를 유치,양성하는 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