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작년 4분기(10~12월) 예상을 크게 웃도는 전 분기 대비 3.7%(연율 기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주춤하는가 했던 경기가 다시 상승탄력을 받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일본인들의 소비심리는 지난 4개월간 계속 악화 추세를 보였다.향후 경기 전망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일본은행은 15일 연 0.5%인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4분기 성장률 3.7%(분기 기준 0.9%)는 3분기의 연율 1.3% 성장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당초 전문기관 예상치의 두 배를 넘는 성장률이기도 하다.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은 일본의 4분기 성장률을 각각 연율 1.7%와 1.6%로 내다봤었다.

'깜짝 성장'은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증가에 따른 것이다.설비투자는 전 분기에 비해 2.9% 증가했고,수출도 전 분기 대비 2.9% 신장했다.그러나 개인소비는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규제 강화로 인한 '관제(官製) 불황'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민간 주택건설 부문은 9.1% 감소했다.

미나미 다케시 노린추킨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의 설비투자가 아직은 견조하기 때문에 일본 경제는 오는 3월 끝나는 2007회계연도(2007년 4월~2008년 3월)에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미국 경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오나카도 야스히로 다이와SB인베스트먼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성장률 수치는 높지만 상황은 올 1월 이후 더욱 악화됐다"며 "올해에도 작년과 같은 수준의 성장을 지속한다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내수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소비자 심리지표는 악화일로다.내각부가 13일 발표한 지난 1월 소비자태도지수는 37.5로 전월에 비해 0.5포인트 떨어졌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