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스판덱스를 제조하는 한 협력사가 생산 과정에서 원재료의 색이 변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가 없다고 효성 측에 알려왔다.
공장 내부의 온도가 적정온도보다 다소 낮다는 문제점을 발견한 효성은 이 협력사에 대해 저온에서도 스판덱스를 생산할 수 있는 공법을 지도해 줬고 이후 이 업체는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처럼 효성이 협력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술 및 품질지도는 연 60여회에 이른다. 스판덱스를 생산하는 구미공장에는 협력업체의 설비 관리를 전담하는 CMMS(Customer Machine Management System)팀이 활동하고 있다. 이 팀은 월 1회씩 협력업체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설비 상태를 점검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해결책을 제시해 주며 협력업체의 요청이 있을 때는 수시로 담당자를 내보낸다.
마케팅과 판매,특히 해외시장 개척에서도 효성은 협력업체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효성이 서울을 비롯해 뉴욕,밀라노,상하이,홍콩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크레오라 패브릭 라이브러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크레오라 패브릭 라이브러리는 효성이 중소 편직물 업체와 공동 개발한 원단을 세계 유명 의류회사와 유통업체에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으로 신소재와 원단 1000여종이 전시돼 있다.
해외 네트워크가 취약한 중소기업이라도 이곳을 통해 세계 시장에 자신들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지난해 8월에는 중소 패션업체인 형지어패럴과 기능성 소재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원단 개발은 물론 마케팅까지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협력사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자금난을 겪지 않도록 계약금 중 일부를 선급금으로 지급한다.
선진 업체의 최신 기술 동향과 시장 상황에 관한 정보를 협력업체에 제공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효성은 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패션 시장에 관한 정보를 모아 원단 샘플북과 트렌드맵을 제작,우수 협력사들에 배포해 제품 개발에 참고하도록 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협력사의 발전이 회사 발전의 밑바탕이 된다"며 "중소기업은 대규모 투자가 쉽지 않은 만큼 효성의 기술을 지원해 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계속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