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잇따라 가격을 인하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내 판매가격보다 25~100%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미국 자동차 정보지 '켈리 블루 북'의 신차 소매가격(MSRP) 정보에 따르면 GM코리아가 최근 '가격파괴' 모델로 국내에 선보인 '캐딜락 올 뉴 CTS'의 미국 내 가격(3.6ℓ 기준)은 3만5790달러(약 3380만원)이다.

주(州)마다 세금(6~8%)이 다르지만,최고 세율인 8%로 계산해도 3650만원 선이다.

GM코리아는 캐딜락 올 뉴 CTS의 국내 판매가격을 종전 모델보다 20% 인하된 5340만원으로 책정해 관심을 모았지만,미국 내 판매가격보다는 46%(1690만원) 비싼 셈이다.

혼다코리아가 지난달 성능과 디자인을 대폭 개선해 출시한 신형 '어코드'(3.5ℓ)는 미국에서 3만3360달러(3150만원,세후 기준)대에 팔리고 있다.
[미국과 한국 자동차 판매가격 비교해 보니] 수입차 값 내렸다지만… 美보다 25~100% 비싸
국내 가격(3940만원)이 미국보다 25%가량 비싼 것.

작년에 BMW가 파격적으로 가격을 낮추면서 베스트셀링 수입차에 오른 '528i'(국내 시판가 6750만원) 역시 미국에선 4만8680달러(46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정상가' 모델의 경우 한국과 미국간 가격 격차가 훨씬 심하다.

국내 시판가 1억2600만원인 BMW '550i'는 미국에서 6만4100달러(6060만원)에,국내 가격 1억2490만원인 'X5 4.8i'는 미국에서 5만9700달러(5650만원)에 각각 판매되고 있다.

국내 가격이 미국보다 2배 이상 비싼 셈이다.

도요타 렉서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렉서스 460L'의 국내 시판가는 1억6300만원으로 미국내 판매가격인 7만8040달러(7390만원)보다 배 이상 비싸다.

벤츠 아우디 등 다른 수입차들의 한국과 미국 내 판매가격 차이는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정에 대해 국내 수입차 업계는 "한국의 경우 고율의 관세 및 각종 세금이 부과되는데다 소비자들이 고가의 편의사양을 원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이영철 GM코리아 사장은 "특소세와 교육세,부가세 등으로 24%의 세금이 붙는데다 국내 시장이 상대적으로 협소하기 때문에 서비스센터 운영비 등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 미국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며 "다각도로 가격인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가격 격차 현상이 갈수록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과다한 세금과 미국시장 내 업체들의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을 감안하더라도 이 같은 가격 차이는 도를 넘고 있다는 게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