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11일 전격적으로 통합을 선언했다.

손학규 신당 대표와 박상천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당 간 '통합과 쇄신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로써 두 당은 2003년 9월20일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분당된 뒤 4년5개월 만에 다시 합쳐지게 됐다.

◆통합민주당 공동대표 체제
4년5개월 돌고돌아 다시 민주당 … 신당ㆍ민주당 합당

양당 통합의 가장 큰 쟁점 사항이던 지도체제 문제는 '정치적 공동대표' 체제로 정리됐다.

정치적으로는 손학규-박상천 공동대표 합의제로 운영하되 중앙선관위에는 손 대표 1인만 통합정당의 대표로 등록하는 형식이다.

이는 소수파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선관위 공동대표 등록'을 고집해왔던 민주당이 한발 양보한 데 따른 것이다.

대신 민주당은 '공천'이라는 실리를 택했다.

통합 선언문에는 '양측이 신의를 갖고 객관적 기준에 의해 균형있는 공천을 한다'는 문구가 명시됐다.

통합 정당의 명칭은 '통합민주당'(약칭 민주당)으로 정해졌으며,정책 노선은 경제 성장과 소외계층 보호를 함께 추구하는 중도개혁주의를 채택했다.

양당은 또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선관위에 합당 신고를 마치고,총선이 끝난 뒤 3개월 내에 전당대회를 개최키로 했다.

◆호남 '공천 전쟁' 불가피

양당의 통합이 이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무엇보다 '총선 단일대오'라는 명분을 거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호남 표심'을 결집시키지 않고서는 양당 모두 총선에서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커진 게 통합에 결정적인 동력으로 작용했다.

통합이 성사됨에 따라 두 당은 단일 정당 틀 내에서 후보를 낼 수 있게 돼 '호남 표심'을 묶을 수 있는 기본 여건은 갖추게 됐다.

또 이를 바탕으로 수도권 지역에서도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향후 총선 공천 등 당내 지분 비율을 놓고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된다.

특히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나오는 호남지역에서 신당 현역 의원들과 민주당 유력 후보들 간 '공천 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표면적으로는 양당 모두 객관적 기준에 의한 쇄신 공천을 강조하고 있지만 소수당인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자당 소속 인사에 대해 최소한의 공천 보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