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업계 대부인 강노식(변희봉)은 부유하지만 늙고 병들었다.

화가인 민희도(신하균)는 돈이 필요하지만 젊은 육체 외에는 가진 게 없다.

이 둘이 돈과 몸을 걸고 내기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윤인호 감독의 '더 게임'은 신체를 맞바꿀 수 있는 의학기술을 전제로 한 스릴러.

서로의 몸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은 갖가지다.

늙은 몸을 갖게 된 민희도가 새파란 도박꾼 민태석(손현주)을 '삼촌'이라 부르고,젊은 몸을 얻은 강노식은 희도의 애인인 주은아(이은성)에게 접근한다.

흥미로운 에피소드 속에 인간의 탐욕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잘 보여주는 게 이 영화의 강점이다.

육체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민희도에게 강노식이 내뱉는 말들도 의미심장하다.

"니가 정한 거지,내가 한 게 아니야!"

탐욕에 눈이 멀어 '터무니없는 행운'을 맹신하거나 도박에 실패할 경우를 생각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은 민희도만 갖고 있는 게 아니다.

한탕을 노리며 젊음을 낭비하는 사람들은 민희도처럼 단판승부의 도박에 빠진 것과 마찬가지라고 이 영화는 경고한다.

마지막 반전은 다소 아쉽다.

강노식 역시 탐욕의 대가를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겠지만 지나치게 친절한(?) 상황 정리였다.

육체는 물론 기억까지 바꿀 때의 인간 정체성을 되묻는 선에서 마무리하면 어땠을까.

15세 이상 관람가.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