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인구의 인도 시장을 붙잡으려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경쟁이 뜨겁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1000달러 수준인 인도는 아직 승용차 시장 규모가 한국(120만~130만대)보다 적은 117만대(2007년)에 불과하다.그마저도 배기량 1300㏄ 이하 소형차 판매비중이 77%로 전형적인 미성숙 시장이다.그럼에도 현대자동차를 비롯 GM 포드 도요타 혼다 등이 저마다 현지 공장을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것은 그만큼 시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최재국 현대차 사장은 "인도의 경우 앞으로 폭발적으로 시장이 커지는,이른바 모터라이제이션(Motorizationㆍ자동차 대중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불붙은 공장증설 경쟁

지난해 인도의 자동차 생산능력은 162만대.그러나 2010년이면 386만대 규모로 급격히 늘어난다.마루티 타타 등 현지업체는 물론 GM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메이커들이 앞다퉈 공장증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까지 마루티가 30만대,타타는 50만대 규모의 추가 설비확장 계획을 발표했고 GM과 포드,도요타도 생산능력을 2∼4배로 늘리는 증설공사를 진행 중이다.GM과 도요타는 내년이면 25만대 안팎의 양산체제를 갖추게 된다.폭스바겐은 10만대 규모의 공장을 신설,내년에 인도에 첫발을 내딛는다.

글로벌 메이커들은 주로 1000∼1300㏄급 소형차에,현지 토종업체들은 800㏄ 이하 초저가차에 주력하는 양상이다.폭스바겐은 7000유로(1000만원) 미만의 저가차를 생산키로 했고 포드도 곧 1000만원 이하의 저가차를 투입한다.도요타는 EFC(Entry Family Car)라는 저가차를 2010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다.타타는 최근 10만 루피(240만원)대의 초저가차 '나노'를 출시했으며,인도 이륜차업체인 바자즈는 3000달러대의 차량 출시를 준비중이고 마루티도 660cc급의 경차 시판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 'i10'으로 승부

현대차는 1998년 이후 9년째 인도 승용차 판매점유율 17∼18%로 2위를 고수하고 있다.이번 제2공장 준공을 계기로 50%가 넘는 점유율로 1위를 달리는 마루티를 본격적으로 추격할 방침이다.

공격의 선봉에 선 차량은 차세대 글로벌 소형차 'i10'.현대차는 이 차량을 통해 1998년 상트로(아토즈 변형모델)를 내세워 단숨에 인도 내수시장 2위에 오른 저력을 재현,두 번째 성공 신화를 연다는 구상이다.이를 위해 올해 인도 내수판매 목표를 작년보다 36%나 늘어난 27만3000대로 잡았다.이 중 절반가량인 12만5000대가 i10 몫이다.

현대차는 또 올 10월께 겟츠(국내명 클릭) 후속 모델로 i10보다 한등급 위인 'i20'를 선보인다.유지비가 저렴한 상트로 LPG 모델과 쏘나타 개조차도 내놓기로 했다.판매망과 정비망도 확충한다.지역별 판매거점을 지난해 4곳에서 올해 8곳으로,각 거점별 딜러망은 230개에서 300개로 늘리기로 했다.정비망 역시 579개에서 675개로 확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