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 국어능력 실태조사 실시

외국어 조기교육 열풍과 다문화 가정의 증가로 국민들의 국어 사용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근 40년 만에 국민들의 국어능력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가 실시된다.

국립국어원(원장 이상규)는 오는 5-6월 성인 4천500명과 초등학교 6학년 1천700명을 대상으로 문맹 여부와 문해 능력 정도를 측정하는 국어능력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본조사에 앞서 2-3월에는 성인 500명, 초등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예비조사를 실시, 이 결과를 바탕으로 질문지를 수정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이번 실태조사는 기초적인 읽기, 쓰기 능력과 간단한 생활문의 이해 및 표현 능력, 수리 계산능력 등을 점검하는 것으로 1970년 통계청 조사 이후 38년 만에 문맹률에 대한 객관적인 통계치가 나오게 된다.

1966년과 1970년 통계청이 실시한 조사에서 문맹률은 각각 8.9%, 7%로 나왔는데 이후 실질 문맹률이 5% 내외로 높지 않아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 더이상 문맹률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2001년 이희수 중앙대 교수가 실시한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문서 문해능력이 500점 만점에 237.50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하위권으로 나타나고, 같은해 민현식 서울대 교수의 조사에서 연령대별 국어사용 점수가 1995년 조사 때보다 20점 가량 하락한 것으로 조사돼 국어능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져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초등학생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연구' 분석 결과에서도 2003-2005년 국어 우수 학력자의 비율이 해마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는 외국어 조기교육 연령이 해마다 낮아지는 등 외국어 교육이 강조되면서 상대적으로 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소홀해진데다 국제결혼의 증가 등으로 다문화 가정의 취학 자녀수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립국어원은 이에 따라 이번에 실시하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비문해자를 대상으로 한 문해교육, 국제결혼 이주여성과 자녀에 대한 대책 마련을 비롯해 국민 전반의 국어 능력 향상 정책을 수립,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09-2012년에는 국어지식, 어휘력, 쓰기 능력, 말하기ㆍ듣기 능력에 대한 조사를 각각 실시하는 등 앞으로 5년 주기로 동일 주제에 대한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