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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자리 잡은 저가 항공사 제트블루(Jet Blue)는 고객감동 서비스의 대명사로 평가받는 기업이다. 제트블루사의 항공기 내부는 좌석 배치를 여유 있게 배치해서 타 항공사의 이코노미 좌석을 탔을 때 느끼는 불편함이 거의 없다. 제트블루에선 짐을 분실하는 사례가 드물다.

음료와 스낵 서비스도 최고 수준이다. 요즘 웬만한 미국 국내선 항공기에선 음료수 한 컵이 사실상 전부다. 그런데도 항공료 가격은 싸다. 대체로 메이저 항공사의 3분의 2 이하 가격에서 항공권을 구입하는 게 가능하다.

제트블루 항공사는 유럽에서도 런던~파리 간의 항공권을 경부선 우등고속버스의 요금과 비슷한 수준(30달러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저가로만 시장을 공략하는 게 아니다.

비상상황에서도 제트블루의 서비스정신은 남달랐다.

지난해 2월 중순 뉴욕 등 미국 동북부에 폭설로 인해 제트블루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이 케네디공항에서 길게는 10시간 이상 기다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보여준 제트블루의 대응 태도는 이 회사가 왜 고객 서비스의 대명사로 인식됐는지를 여실히 나타내준다.

결항사태 이후 즉각 데이비드 닐먼 최고경영자(CEO)가 고개를 숙이면서 '고객 권리장전'을 발표했다. 비행기가 착륙 후 1,2시간 안에 게이트에 도착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100달러를 지급하는 등 고객 피해에 따른 보상내용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이었다.

미국 언론은 "항공기 결항 사태에 대해 이처럼 신속하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한 것은 제트블루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재간을 발휘한 것이다. 제트블루는 이같이 고객위주의 핵심 서비스만을 집중적으로 향상시켜 과거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저비용과 고품질을 동시에 제공하는 방법으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제트블루는 지금도 미소와 융통성을 무기로 고공비행하고 있다.

제트블루의 사례는 21세기에 기업이 나아갈 방향은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고객감동'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실천없이 부르짖기만 하는 고객감동은 의미가 없다. 이제는 고객감동을 외치는 시대에서 벗어나 실천하는 시대로 가야만 한다. 지금이야말로 전략적인 실천 방안들에 집중한 참된 혁신에 전사적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고객감동의 시작은 고객 요구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출발한다. 또 고객감동에 대한 경영자의 열정과 주도성이 필요하다. 아울러 기업 안팎의 네트워크를 재정비해 내ㆍ외적 서비스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고객감동 경영은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다준다. 기존 고객의 재 구매를 유도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덜 들어간다는 뜻이다.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비용은 기존 고객을 감동시키는 비용보다 5배가 더 들어야 팔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략적으로 고객감동경영을 하려면 먼저 고객정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고객정보시스템은 △고객정보파일(CIF) △고객의 소리(VOC) △고객만족지수(CSI) 등 3가지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고객감동 경영을 도입,실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기관이나 지자체까지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을 부르짖는 시대다. 심지어 소매점에서까지 '고객감동'에서 생존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

고객감동은 시대적 트렌드로 특히 기업 분야에서 이를 통한 효율성ㆍ수익성 확보는 피할 수 없는 숙제이기 때문이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