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안중 농협은 이달 초 493개 쌀 재배 농가에 40㎏당 1000원씩 '특별보너스'를 지급했다.소출량이 많은 한 농가는 300만원가량 받았다.품질을 균일화하고 고급화해 2005년 첫 선을 보인 쌀 브랜드 '슈퍼 오닝'이 날개 돋친 듯 팔린 덕분이다.

10㎏에 2만8500원으로 일반 쌀보다 1.5배 비싼데도 매년 한톨도 남김없이 팔아치웠다.작년엔 10여개 브랜드와 경합을 벌인 끝에 '미국 수출 1호 쌀'이란 명예도 거머쥐었다.

국산 쌀의 품질 고급화를 위한 노력이 한창인 가운데 '슈퍼 오닝'의 성공이 주목받고 있다.쌀 시장 전면 개방을 코앞에 두고 국산 쌀의 생존 전략을 보여주는 '모델'이기 때문이다.'슈퍼 오닝'은 농협이 올해 처음 도입한 '밥맛 인증제'에서도 특상품 7개 중 하나로 뽑혔다.

2004년만 해도 안중 농협은 수매한 쌀을 어떻게 팔 것인가로 매년 고민에 빠졌다.곽정근 안중 농협 상무는 "재배 기술이나 토양 등이 관리가 안돼 농가마다 쌀의 품질이 달랐다"며 "대형 유통업체에 명함을 내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안중 농협은 중앙회의 지원을 받아 2005년부터 인접한 논을 통째로 관리하는 방식의 '들녘 단위 계약'을 도입했다.곽 상무는 "질소 비료를 많이 쓰면 쌀의 단백질 함유량이 높아져 밥에 찰기가 없어진다"며 "품종은 기본이고 비료 투입량 등 재배 방법을 똑같이 해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도록 했다"고 소개했다.모양과 색깔이 정상인 완전미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50억원 상당의 도정 시설을 정부 지원을 받아 세우고,단백질 함유량 검사 등에 쓰일 1억5000만원 상당의 장비도 도입했다.

결과는 금세 나타났다.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품질을 인정해 주면서 2005년,2006년 수매 물량 전부를 판매한 것.곽 상무는 "유통업체들이 원하는 만큼 물량을 못 대줄 정도"라며 "고정 고객이 늘면서 수매량도 2006년 5700t에서 지난해 6400t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과 8월엔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등에 22t의 쌀을 수출하기도 했다.

류영현 농협중앙회 양곡부 차장은 "'슈퍼 오닝'은 국내 쌀 산업의 지향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슈퍼 오닝'같은 쌀이 많이 나오도록 고급 쌀을 생산하는 조합엔 집중적인 지원을 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농림부도 가공시설 현대화 등을 위해 한 곳당 12억원을 지원하는 등 2013년까지 시ㆍ군을 대표하는 100개 브랜드를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구조조정 작업과 함께 농림부와 농협은 쌀 겉포장에 '밥맛 지수'를 도입하는 등 브랜드 간 차별화를 위한 경쟁도 촉진시킬 방침이다.소비자들이 겉포장만 보고도 고품질 쌀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평택=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