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주가가 예상 외로 크게 출렁이자 투자 심리가 냉랭해졌다.금융 자산 중 주식형 펀드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외 주식형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은 단기간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지난해 지속됐던 금리상승 기조가 최근 한풀 꺾이면서 채권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작년 초 연 4.8%대 수준이었던 91일물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는 올초 5.9%대를 꼭지로 하락세로 돌아섰다.금리가 떨어지면 채권값은 상승한다.특히 최근 미국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연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격차가 1.5%포인트로 벌어짐에 따라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전망에도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여서 채권형펀드 전망은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밝다는 평가다.

2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채권형펀드는 지난 23일 기준으로 3개월 수익률이 평균 1.38%를 기록하고 있다.아직 큰 관심을 끌 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같은 기간 수익률이 평균 -17.10%로 추락한 주식형펀드에 비하면 선전하고 있다.1개월 수익률도 채권형이 1.35%로 주식형의 -13.17%를 크게 앞지르고 있으며 6개월 수익률은 채권형이 2.71%,주식형은 -16.06%로 격차가 더 크다.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의 채권형펀드 중 최근 수익률이 가장 좋은 것은 CJ자산운용의 'CJ굿초이스채권1'로 단연 돋보이는 성적을 내고 있다.이 펀드는 최근 1년간 6.44%,6개월간 3.93%,3개월간 2.57%로 전 기간에 수위를 달리고 있다.1년 기준으로는 아이투신운용의 '아이테일러채권3C-1'(6.41%)과 '아이프리미어채권1C3'(5.40%),푸르덴셜운용의 '푸르덴셜정통액티브채권1B'(5.25%)와 '안심국공채KM1B'(5.10%) 등이 상위권에 올라 있다.

최근 금리 상황으로 보면 채권형펀드에 우호적이다.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초 한때 6%를 넘보다 5%대 초반으로 불과 2주 만에 0.8%포인트나 급락했으며 콜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또 금융감독원이 최근 채권형펀드 활성화를 위해 회사채 전용펀드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어서 신상품도 속속 선보일 전망이다.

아이투신운용은 최근 투자적격 등급의 중견기업 회사채에 투자하는 '아이러브코리아회사채펀드'를 내놨다.매월 수익금을 분배하는 '월 분배형 펀드'다.하지만 채권시장의 단기 랠리에도 불구하고 아직 채권형펀드로의 뚜렷한 자금 유입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장·단기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22일 기준 40조5560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3000억원가량 줄었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장은 "최근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자금 이탈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아직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금리의 추세적인 하락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태여서 자금 이동은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