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우두공항 3터미널 내달 이륙 ‥ '용이 누운 모습' 인천공항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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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시내에서 공항고속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20분 정도 달리면 잉빈차오로 빠져 나가는 출구 간판이 보인다.
새로 생긴 고가도로다.
2~3분 정도 가자 베이징 관문 서우두공항 활주로 건너 암갈색 지붕의 긴 건물이 나타났다.
중국이 올림픽을 앞두고 '중화의 힘'을 응축해 지었다는 서우두공항 3터미널(T3)이다.
3조3000억원을 들여 다음 달 29일 임시 가동에 들어가는 이곳은 면적만 98만6000㎡로 인천공항(49만6000㎡)의 두 배다.
한 해 30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T3와 기존 1,2터미널을 합치면 서우두공항은 인천공항의 세 배가 된다.
청사 건물이 용처럼 길게 누워 있어 드래곤 포트(Dragon Port)로도 불린다.용의 비늘을 상징한다는 지붕 위에 삐죽삐죽 올라온 개패식 채광틀이 눈길을 끌었다.
홍콩 첵랍콕공항을 설계한 영국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이곳은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베이징올림픽 메인스타디움과 함께 세계 10대 건축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기자가 찾은 21일 반원형 구조 지상 4층으로 이뤄진 출입국장 맞은 편에는 둥글넙적한 건물의 외관공사가 한창이었다.
용이 여의주를 문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이 건물은 베이징 시내에서 공항 내부로 직접 연결되는 지하철 정류장이다.
내부로 들어서자 붉은 빛이 감도는 높고 둥그런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넓은 곳의 폭이 753m에 달한다는 공항의 천장은 알루미늄 금속판으로 만들어졌고 그것을 붉은색의 철근들이 안에서 감싸고 있다.
그 사이 사이로 155개의 채광판이 태양빛을 실내로 끌어들인다.
주차장으로 연결된 1층에서는 워낙 천장이 높아 하늘이 붉은 색으로 변한 듯이 보였고,수속창구가 있는 4층에선 마치 붉은 실타래 안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탑승장으로 가는 길 가운데는 명나라 때 만들어진 혼천의를 용 네 마리가 떠받치고 있는 대형 조형물 사룡희주(四龍戱珠)가 있다.
이 조형물이 있는 곳은 건물을 통과하는 맥(脈)의 정중앙이라고 한다.
국제선 탑승로를 따라 50m쯤 이동하자 미니 지하철 역이 나타났다.
용의 꼬리에 해당하는 탑승장까지 국제선 승객을 실어나를 모노레일을 타는 곳이다.
천장이 없어 하늘이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철길을 타고 제법 빠른 속도로 모노레일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기본 80명이 탈 수 있다는 모노레일은 두 량 혹은 세 량씩 붙어서 운행된다.
하루 4000회 넘게 3분 간격으로 승객을 실어나를 예정이다.
비행기가 한꺼번에 몰릴 때는 속도를 더 내 4분 정도 걸리는 운행시간을 3분 정도로 줄일 수 있다.
2층 입국장에는 베이징 구궁(자금성)의 태화전 양측에 있는 대형 물항아리와 구룡벽화를 그대로 본떠 만든 조각물을 세워 놓았다.
박물관 수준은 아니지만 대표적 유적의 조형물을 실물 크기로 설치,중국의 전통을 한눈에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5월 정식 가동을 앞두고 체크인하고 짐을 컨베이어 벨트에 싣는 등 예행 연습이 한창이다.공항 관계자는 중국 전통과 국제적인 최첨단 서비스가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자랑했다.
그래서인지 중국 진출 1호점이라는 버거킹도 식당가에 간판을 내걸었다.
탑승장 옆에는 각종 명품과 중국 상품을 파는 초대형 면세점이 인테리어 작업 중이다.
공항 측은 식당과 면세점 등에서 일할 종업원에게 '영어 200마디' 등 외국어와 서비스 시험을 실시,합격해야만 일할 수 있도록 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