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 주부들의 최대 골칫거리 중 하나는 선물 포장재 처리 문제다.

유통업체들이 포장재의 나무 재질은 종이로 바꾸고 정육 포장재는 장바구니로 변신시키는 등 포장재 고민 해결에 적극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정육 생선 배송 때 신선도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1회용 부직포 배송가방 대신 '냉장쿨러 장바구니'를 제작했다.

이 포장재 겉면에 파랑 자주색 등의 바탕색에 현대백화점 이니셜인 'H' 로고를 형상화하는 등 미적 감각을 높여 장바구니로 쓰더라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신현구 현대백화점 정육바이어는 "예전 같으면 선물을 받는 순간 쓰레기통으로 향했던 배송가방이 명절 이후에는 장바구니,피크닉가방 등으로 이용 가능해 백화점 홍보대사 역할도 톡톡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정육을 직접 담는 용기도 기존의 오동나무 대신 은나노 밀폐용기를 사용,분리 배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냄새 나는 식재료를 냉장고에 보관할 때도 활용 가능하다.

또 굴비세트 포장재로 재활용이 어렵고 분리수거 때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대바구니와 나무상자 대신 종이상자를 쓰는 것도 새로운 시도다.

롯데백화점도 냉장육 보랭가방을 사각 형태의 피크닉 가방으로 제작해 나들이 때 과일,고기 등 신선식품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옥수수 원료를 사용한 환경친화적 용기로 폐기할 때 100% 자연 분해된다.

선물 포장재는 일상 생활용품을 담는 용기로도 제격이다.

수삼ㆍ더덕,곶감 세트를 담는 대나무 채반은 전이나 나물을 보관할 때 사용 가능하며 곶감과 건과 세트 용기인 자개함은 한복과 기타 옷가지를 보관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스페인산 올리브유 세트 포장용기를 처음부터 저금통으로 고안했다.

올리브유 1병(750㎖)이 들어 있는 포장용기는 50㎝ 높이의 알루미늄 통으로 돼 있고 윗부분에 동전을 넣을 수 있는 구멍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장재 쓰레기를 재활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