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의 영업사원은 '단순성실형'입니다.

아직 '이류'에서 탈피하지 못했단 얘기죠."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56)은 23일 "제약사 영업사원은 크게 △무사안일형 △실적위주형 △단순성실형 △고객해결사형 등 크게 4가지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무사안일형은 최악이고,실적위주형은 실적은 달성할지 모르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정도경영'을 추구하는 LG와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LG생명과학 영업사원들도 이제 '단순성실형'에서 '고객해결사형'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취임 2주년을 맞은 김 사장은 작년 11월 독자개발한 간질환 치료제로 2억달러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시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최근 한국경제TV가 선정한 '유능하고 정직한 최고경영자(CEO)'에서 제약업계 CEO로는 유일하게 6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6년 1월 취임한 김 사장은 '연구소 출신들은 비즈니스 감각이 떨어진다'는 세간의 평가를 바꿔놓고 있다.

서울대 약대 출신인 그는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에서 책임연구원을 지냈다.

"취임 초 더 이상 신약 개발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반성을 했어요.

재정적 안정을 추구할 수 있는 사업구조로 가면서 신약 개발을 병행해야겠다는 판단을 한 거죠."

김 사장은 방만하게 진행되던 R&D(연구·개발) 투자를 만성질환 분야에 집중하는 한편 단기적인 수익 제고를 위한 제네릭 의약품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영업력 최강으로 꼽히는 한미약품 출신 인사를 마케팅 담당으로 영입하는 등 영업마케팅 부문도 대폭 강화했다.

그 결과 김 사장 취임 직전인 2005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LG생명과학은 지난해 전년 대비 10%(기술료 수입 제외)에 달하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그는 올해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28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생명과학은 그동안 업계에서 '아웃사이더'라는 평가를 들었다.

신약 개발에 '올인'하는 전략 자체가 국내 여타 제약사와는 뚜렷하게 달랐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그러나 "앞으로는 LG생명과학도 업계의 '인사이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이란 대기업에서 분리된 회사다 보니 처음에는 다른 국내 제약사에서 배울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이제는 국내 제약사도 적극 벤치마킹할 계획입니다.

동아제약에서는 '로컬형 신약 개발' 능력을,한미약품에서는 업무추진 속도를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