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이 이비스ㆍ베스트웨스턴 등 외국계가 장악해 온 객실료 10만원 안팎의 비즈니스 호텔사업에 진출,서울 마포와 김포시에 각각 1ㆍ2호점을 선보인다. 또 내년 4월엔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 첫 체인 호텔을 여는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한다.

장경작 롯데호텔 사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외국계 비즈니스 호텔과의 차별화를 위해 체련장 수영장 메디컬클리닉 스파 등 시설면에서 특급호텔에 뒤지지 않도록 지을 계획"이라며 "비즈니스호텔 이름에 '롯데'를 집어넣을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루 숙박료는 10만~12만원 선으로 동급 호텔인 이비스 앰배서더 강남(평균 객실료 9만5000원)보다는 약간 비싸지만 30만원대인 특급호텔 객실료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내년 2월 개점 예정인 마포 1호점은 롯데캐슬 프레지던트 건물 안에 들어서며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로 객실 284개와 레스토랑 2개 등을 갖춘다. 200실 규모의 김포 2호점은 2010년 스카이파크 안에 열기로 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김해 관광ㆍ유통단지 안에 3호점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서울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에도 인ㆍ허가 문제만 해결되면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 사장은 "고속전철 개통으로 지방에서 숙박을 해야 할 일이 거의 없어진 탓에 지방 호텔업은 전망이 밝지 않다"며 "당분간 수도권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호텔이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눈을 돌린 것은 사업 전망이 밝다는 판단에서다. 특급호텔의 연평균 객실 판매율이 70%를 밑돌고 있는 반면 이비스 앰배서더 강남의 연평균 객실 점유율은 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사장은 "중ㆍ저가 호텔을 선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으로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에 비즈니스호텔로 분류될 만한 곳은 이비스그룹이 앰배서더호텔과 계약을 맺고 강남 명동에 2곳을 운영 중이며,오는 3월엔 수원점을 연다. 베스트웨스턴그룹 역시 지난해 마포가든호텔(옛 홀리데이인)과 국도호텔 2곳을 체인으로 흡수했다. 롯데의 진출로 비즈니스호텔 시장은 '토종'과 '해외파' 간 대결로 뜨거워질 전망이다.

롯데호텔은 또 신규 사업의 일환으로 내년 4월 모스크바에 해외 첫 체인망을 구축한다. 신라호텔이 2006년 3월 중국 쑤저우에 진출한 데 이어 국내 호텔로선 두 번째 해외 진출이다. 붉은광장,크렘린 궁전과 인접한 뉴 아르바트 거리에 들어서며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에 객실 319개,레스토랑 3개,연회장 8개를 갖출 예정이다. 장 사장은 "지난해 문을 연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 바로 옆에 세워진다"며 "롯데그룹의 해외 진출 확대에 맞춰 호텔의 글로벌 체인 사업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