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건설 붐이 확산되고 있다.1986년 체르노빌 사고 이후 원전 신설을 금지해온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이 지난해부터 신설로 정책을 전환한 데 이어 중동,동남아의 신흥국들도 원전 건설에 나서 관련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외에 원자력 발전소가 전혀 없던 중동 및 동남아 지역 신흥국들도 잇따라 원전 건설에 뛰어들고 있다.경제 성장으로 에너지 소비가 늘고 있는 이들 국가들은 유가 급등과 지구 온난화 문제 등의 이유에서 에너지원으로 원자력 발전을 선호해 원전 건설 붐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동 지역에서 원전을 자국 내에 새로 건설하거나 계획을 확정한 국가는 터키 이집트 이란 등이다.이란이 4기를 짓기로 해 가장 많다.알제리 튀니지 요르단 예멘 등도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터키는 최대 100억달러(약 9조5000억원)를 투입,2013년까지 출력 합계 500만㎾의 원전을 건설할 방침이다.터키는 1980년대 중반 대지진을 겪으면서 원전 건설을 포기했었으나 최근 건설 계획을 최종 확정,조만간 국제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터키 재벌인 사반주홀딩의 규렐 사반주 회장은 "에너지 사업은 터키에서 가장 유망한 사업이며,그 중에서도 원전 건설이 핵심"이라며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원전 건설을 위한 사업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원전 발전 제로(0)' 지역이던 동남아 각국도 원전 건설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은 신규 건설 계획을 확정한 상태다.태국이 4기로 가장 많다.말레이시아 미얀마 등도 원자력 발전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각국에서 가동 중인 원전은 439기이며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 단계인 원전은 36개국,349기에 달해 1970년대 중반 이후 30년 만에 '원전 르네상스'를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역별로는 고성장을 질주 중인 중국이 100기 이상을 건설키로 확정,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러시아와 미국이 30여기씩으로 뒤를 잇고 있고,인도 남아공도 25기씩을 건설할 계획이다.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 제1차 석유 위기가 발생한 1970년대 중반 1차 건설 붐이 일어났다.하지만 1979년 스리마일 섬,1986년 체르노빌에서 대규모 원자력 누출 사고가 발생한 데다 1980년 후반 원유 가격이 하락,안정세를 보이면서 원전 건설 붐은 일단락됐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