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린터 등 하드웨어(HW)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인 미국 휴렛팩커드(HP)가 IBM처럼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걸까. 최근 수년 새 SW부문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고 올해 들어서는 SW부문 사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HP의 한국 법인인 한국HP도 마찬가지다.

한국HP는 SW 제품군을 알리기 위해 3월5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HP 소프트웨어 월드'란 행사를 연다. 오픈소스 SW 지원 프로젝트도 마련했다. 이상열 한국HP 상무는 22일 "올해는 한국HP의 SW사업 원년"이라며 "SW분야에서 IBM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HP 미국 본사는 2007 회계연도(2006.11~2007.10) SW부문에서 23억2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 1043억달러의 2%에 불과하지만 1년 전에 비해 SW부문 매출이 79%나 증가했다. 이는 노트북,프린터,정보기술(IT) 서비스 등 HP의 모든 사업부문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2007 회계연도 SW부문 영업이익은 3억5000만달러로 2006 회계연도의 4배에 달했다. 또 HP 본사 SW사업부문의 직원 수는 2005년 3500여명에서 현재는 7000여명으로 2년 남짓 되는 기간에 2배 이상으로 늘었고 올해도 SW 인력을 1000명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HP의 변화는 컴퓨터 기업에서 SW기업으로 변신한 IBM과 비슷하다. IBM은 2006년 매출 914억달러 중 72%(665억 달러)를 IT 서비스 및 SW 사업에서 올리며 SW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한국HP도 지난해 SW부문 매출이 35% 증가했고 올해도 30%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HP는 2006년 SW기업 머큐리인터랙티브를 45억달러에,2007년에는 데이터센터 자동화 기업인 옵스웨어를 16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최근에는 비즈니스 기술 최적화 솔루션,비즈니스 정보 최적화 솔루션,이동통신 플랫폼 솔루션 등을 내놓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HP는 SW분야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오픈소스(개방형) SW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HP는 데이터베이스(DB),운영체제(OS),미들웨어 등 기간 시스템 SW를 모두 오픈소스로 바꿔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교체 희망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