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상용 원유 재고가 지난해 12월 고유가로 인한 원유도입 감소 등에 영향받아 한해 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공사가 2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SK 에너지, GS 칼텍스, S-오일, 현대 오일뱅크 및 SK 인천정유 등 5대 정유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원유 재고는 지난해 12월 1천164만배럴로 한해 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27개월래 최저치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원유값이 치솟은 상황에서 도입이 상당량 줄어든 반면 동절기 수요 증가에 따른 정유량은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 비축유를 꺼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원유 도입이 당분간 늘어날 것 같지 않다면서 정유사들이 "마진이 박해진 것을 감안해" 몇 달 안에 정유량을 지금보다 줄일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실제 한국의 1위 정유회사인 SK 에너지는 현재 하루 76만배럴 가량 정유하고 있는 것을 내달부터 6만배럴 정도 줄일 계획이다.

2위 정유사인 GS 칼텍스도 유사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유회사들도 1위인 닛폰오일과 소와셸 등이 내수 침체로 인해 휘발유와 가스오일 생산을 줄였다.

싱가포르의 경우 지난 5일간 배럴당 기본 정유 마진이 마이너스 52센트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평균인 플러스 8센트에서 손해로 역전된 상태다.

한국의 상용재고 원유는 지난해 12월에 이처럼 크게 줄기는 했으나 한해 전체로는 2006년에 비해 8% 가량 늘어난 규모다.

석유공사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원유 수입은 지난해 12월 한해 전에 비해 7.7% 줄어 7천402만배럴에 달했으며 석유제품 소비도 한해 전에 비해 6.4% 가량 감소한 7천94만배럴에 그쳤다.

로이터 보도와 관련 석유공사측은 "지난해 12월 원유 재고의 급격한 감소는 대형 정유사들의 수입 원유 통관 시기가 늦어지면서 발생한 수치상 현상일 뿐, 정유회사들의 실제 수입량은 예년 수준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재고 이상설을 부인했다.

아울러 공사측은 "2006년 12월의 재고가 2천369만 배럴로 예년 수준을 상당폭 웃돌았던 점도 지난해 12월 재고 감소폭이 크게 나타난 데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