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기침체 發 글로벌 증시 폭락...서브프라임 손실 우려…中은행주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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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아시아 증시의 동반 급락을 몰고온 건 미국발 악재였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과 경기 침체가 아시아 증시의 대표 금융회사와 기업들의 실적 우려감을 고조시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는 이날 3% 이상 하락하면서 작년 8월20일 이후 최저치 수준으로 내려갔다.
아시아 증시 폭락에 이어 유럽도 급락세를 나타냈다.
중국과 홍콩 증시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영향과 경기 침체에 따른 대미 수출 둔화 우려감까지 동반 상륙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상하이종합지수가 5.14% 급락한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을 받은 금융주가 결정적인 원인이었다.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장이 아시아 시장을 괴롭혔지만 개별 은행들의 손실이 이처럼 구체화된 것은 처음이다.
가장 문제가 된 게 중국은행.이 은행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 탓에 48억달러를 상각(손실 처리)해야만 할 것이라고 BNP파리바가 보고서를 발표,부진하던 아시아 증시를 급락으로 몰고갔다.중국은행 주가는 상하이증시에서 4.14% 빠졌다.
홍콩증시에도 상장된 중국은행 주가는 6.11% 급락해 충격의 강도가 더 컸다.
지난해 10월30일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물린 79억5000만달러 때문에 수익성이 안 좋아질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온 이후 30% 이상 밀린 것이다.
특히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중국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보유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전부를 상각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날 보도도 금융주 급락을 부추겼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은행이 오는 4월에 작년 4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상당액을 손실 처리할 예정이라고 중국 금융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공상은행과 건설은행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영향이란 악재를 비켜가지 못했다.
이날 공상은행은 3.82%,건설은행은 4.14% 급락했다.
공상은행과 건설은행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물린 돈은 각각 12억3000만달러,10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21일자로 출간된 중국 경제잡지 재경은 작년 4분기 실적에 공상은행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한 금액의 30%까지 충당금을 쌓고 건설은행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분 중 40%를 손실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이 물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한 긴축을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발 경기 침체가 겹쳐 수출로 성장동력을 삼아온 중국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마저 우려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가 1%포인트 위축되면 중국 수출 증가율은 4%포인트,국내총생산(GDP)은 0.5%포인트 줄어든다고 마쥔 도이치뱅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중국 증시뿐 아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아시아 증시에서 미국 수출을 성장동력으로 삼아온 기업들의 주가가 맥을 못 추면서 미국발 아시아 증시 급락을 부추겼다.
이날 일본 증시 하락 주도주가 그랬다.
북미를 최대 시장으로 삼아온 도요타자동차는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5260엔으로 추락(3.31% 하락)했고,역시 미국에서 매출의 52%를 올리는 혼다자동차도 4.02% 밀린 3100엔에 장을 마쳤다.
싱가포르 증시에서도 세계 최대 원유 채굴업체인 케펠이 세계경제 성장 둔화 우려감에 4.6%의 급락세를 보였고,국내 증시에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현대중공업이 신규 수주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5.77% 떨어진 33만5000원까지 밀렸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