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투자자의 주식 순매도 규모가 30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채권 순매수 규모도 33조원을 웃돌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규모(결제 기준)는 30조5908억원으로 1992년 증시 개방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 순매수 300억원을 감안하면 지난해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도액은 30조5608억원으로 집계된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미국과 영국 국적 자금의 순매도 규모가 각각 15조442억원과 9조3742억원으로 전체 순매도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대규모 주식 매도와 달리 외국인은 지난해 상장 채권을 33조5170억원어치 사들였다.

한 해 전 매수 금액인 1조7761억원의 18.8배로 역대 최대 규모다.이에 따라 외국인의 상장 채권 보유액도 36조9580억원으로 커졌다.

또 2006년 말 0.59%에 불과하던 외국인의 상장 채권 보유 비중은 작년 말 4.45%로 급증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위축된 외국인이 환금성이 좋은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로 주식을 팔아 위기감을 높이고 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국채를 중심으로 대량 매수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다소 완화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