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금호아시아나그룹 관련주들이 급락했다.대우건설 인수로 나빠진 재무상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에 따른 것이다.

17일 대한통운 인수에 주력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힌 대우건설은 UBS와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100만주가 넘는 매도물량이 나오며 10.49% 급락한 2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또 금호산업은 하한가로 추락하며 3만9100원을 기록했다.금호산업은 유상증자에 이어 대한통운 인수 등의 악재가 잇따라 나오며 최근 7일간 35%나 빠졌다.금호석유화학도 10.02% 하락한 3만9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금호 측에서 대우건설 인수 때 재무적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보장해준 것도 수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대우건설을 내세워 대한통운 인수에 나서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이 주당 3만3085원을 밑돌면 재무적 투자자 지분 40%가량을 되사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대우건설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창근 현대증권 연구위원도 "대한통운 인수 참여는 그동안 대우건설이 주장해온 주주이익 배려방침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은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칫 채무가 늘어날 경우 '부채비율 200%' 달성이 어려워 지주회사 전환도 힘겨워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M&A(인수합병) 호재 노출로 대한통운도 이날 14.48% 급락하는 약세를 보였다.반면 인수전에서 탈락한 한진 현대중공업 STX그룹 관련 주식은 현금유출 위험이 감소하며 상승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