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올해는 수능 등급제와 점수제를 병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이는 최근 전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주요대 입학처장단 회동에서 나온 의견과 일치하는 것이다.이에 따라 2009학년도 입시는 등급제의 틀은 유지하되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정보(원점수,표준점수,백분율)를 공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교총은 지난 15일 인수위에 2009학년도 입시에서 수능 등급제와 점수제를 병행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포함해 인수위의 대입 자율화 정책과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교육부 조직개편 방침 등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16일 밝혔다.

교총은 올 연말 치러질 2009학년도 입시에서는 수능 점수제와 등급제를 병행 실시하고 2010학년도에 학생,학부모 등 이해 당사자와 국민적 합의를 거쳐 수능 등급제 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수능 등급제가 변별력 저하 등의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성적 경쟁 완화,사교육비 경감 등의 정책 목표가 있는 만큼 학교 현장에서 효과를 나타내도록 하면서 변별력 제고를 위해 점수제를 병행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한재갑 교총 전략기획실장은 "수능 점수제의 병행이 곧 등급제 폐지는 아니다"며 "각 대학이 원하는 대로 입학 전형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등급제로 학생을 선발하고 싶은 대학은 등급제로 선발하고,수능 점수를 통해 뽑고 싶은 대학은 점수를 활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 실장은 또 점수를 공개하면 등급제가 유명무실해진다는 의견에 대해 수험생과의 약속인 등급제를 1년 만에 폐기하는 것은 입시의 일관성을 해치기 때문에 용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교육부 등을 통해 수능 등급제 보완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다음 달 초 최종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