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지속되는 한파에 주식시장도 몸살을 앓고 있다.

16일 코스피는 美 증시 급락 소식에 5일 연속 급락하며 1700선을 아슬아슬하게 지켜내고 있다.

씨티그룹이 사상 최악의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준데다 지난달 소매판매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크게 감소하면서 美 경기에 대한 우려를 다시 한번 자극했다.

그렇지 않아도 투자심리가 쪼그라든 상황에서 잇따라 터져나오는 펀치를 견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수 반등의 시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며 시장을 달래고 있지만 시계 제로의 증시를 바라봐야 하는 투자자들 입장에선 쉽게 믿음을 가지기 힘들다.

이쯤 되면 들고 있는 주식을 손실을 감소한채 손절매할 것인지 좀 더 인내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아직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좀 더 보수적으로 진입 시점을 타진해 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만, 반대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입장이라면 인내심을 가지고 반등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형도 연구원은 "현 지수 레벨에서 추격매도의 실익은 커 보이지 않는다"면서 "1분기 투자자들이 인지하는 불확실성만큼 저가매수의 매력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도 "반전의 계기가 머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최소한의 손실 축소가 가능한 상황에서 무분멸하게 손절매에 나서는 것보다 우매한 투자전략은 없다"고 말했다.

대중의 공포심리는 바닥 통과의 의례적인 수순이라는 점에서 고통스럽더라도 지금까지 잘 견뎌왔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는 얘기다.

이 증권사 이승우 연구원은 "극도로 민감해져 있는 투심이어서 뉴스에 따라 이리저리 휘청대기 일쑤"라면서 "안그래도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시장에서 조그만 뉴스까지 세세하게 신경을 쏟다보면 지쳐 쓰러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복잡한 때일수록 변수들을 필터링한 후 시장을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개인 투자자들만큼 기관들의 투자 손실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에서 기관들도 위험관리에 나설지를 결정해야할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현재 상황판단으로는 기관 역시 대량매물 출회로 인한 공멸을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매물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반등시 매물 처분의 가능성이 있어 반등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증권사 이선엽 연구원은 "반등의 강도를 확인한 후 물량 정리에 나설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도 늦지 않다"면서 "섣부른 매도는 가급적 자제하고 긴 안목으로 쉬엄쉬엄 가라"고 조언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오히려 손절매성 투매가 단기적인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투심이 예민해진 탓에 과잉 반응이 나올 수 있는 시점이며, 시장이 안정을 찾을 때를 대비해 과하게 떨어진 종목들을 분할 매수하는 것도 조정장 수익률 제고의 한 방법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