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8.01.16 09:50
수정2008.01.16 09:50
우리시간으로 어제 저녁 8시 한국투자공사가 서브프라임 사태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미국의 초대형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에 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발표가 나왔죠. 자세한 투자내용과 앞으로의 영향과 그 의미를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진욱 기자, 먼저 KIC의 이번 투자내용부터 간략하게 정리해볼까요?
KIC는 20억달러를 투자해서 메릴린치의 '의무전환우선주(Mandatory Convertible Perferred Stock)'를 사들이고 연 9%의 배당을 받게 됩니다.
(CG1) KIC, 메릴린치 투자내역
의무전환우선주
20억달러
그리고 투자시점 이후 2년9개월부터 그러니까 2008년 1월말을 기준으로 본다면 2009년 10월이후에는 의무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게 됩니다.
KIC는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현재 기준으로 메릴린치 지분을 3% 이상 보유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CG2) 메릴린치 예상 투자수익
연 9%배당 : 약 2.4억달러
2009년 10월 이후 보통주 전환
(전환가격 : $52.4)
예상 투자수익은 2년9개월간 받는 배당금 약 2억4천만달러에 전환가격이 52.4달러로 현재 주가인 55달러에 비해 낮기 때문에 추가 수익에도 유리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갑작스럽게 KIC가 메릴린치에 투자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첫번째 배경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의 부작용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자금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우리로써는 단순히 주가차익이라는 투자수익 뿐만아니라 세계적인 회사에 지분을 투자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메리트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메릴린치 내부사정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향, 시장참가자들의 상황, 선진금융회사의 최신 경영기법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죠.
둘째로 이미 중국과 중동, 싱가포르 등의 국부펀드와 오일머니가 대거 글로벌 금융회사 지분을 사들였다는 점도 KIC에게는 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홍석주 KIC사장은 지난해 2005년 설립이후 위탁자산의 연평균 운용수익률이 7.2%라면서 여러가지 투자제약이 많기 때문에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정부와 다음달에 출범할 '이명박 정부'의 협조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에 투자하기로 한 20억달러는 올해 재경부가 추가로 KIC에 위탁할 100억달러 가운데 먼저 집행을 결정함으로써 이뤄지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최소한 인수위에서 현 정부에 협조를 부탁하거나 반대로 현 정부가 인수위에 양해를 구한뒤 결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투자가 갖는 의미와 앞으로의 전망도 소개해주시죠.
(CG3)
-외환위기 극복의 상징성
-공격적인 투자 신호탄
-외환-자금시장, 해외투자 영향
-외환보유액 운용논란 가열
10년전에 외환위기로 사실상 월가에서 구제금융을 받아서 되살아난 우리 경제가 10년만에 거꾸로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의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서 투자를 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겠구요.
다음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KIC가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는 신호탄으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향후 위탁자산을 500억달러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 잡혀 있기 때문에 이번처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야할 필요성이 더욱 높기 때문입니다.
또 이번 투자가 국내 외환시장과 자금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따져봐야할 것 같습니다.
여기다 지난해부터 봇물터지늣 늘어나는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설립 초기부터 논란이 되었던 한국은행 외환보유액을 위험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경우 발생할지도 모른는 상황에 대한 갑론을박도 피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최진욱 기자였습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