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상장을 앞둔 예비 새내기주들의 공모가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잇따라 결정되고 있다.이에 따라 일부 예비상장사들과 주간 증권사 간 공모가 산정을 놓고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1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중 일반공모 청약을 받는 상장 예정기업 중 확정공모가가 희망 공모금액 이상인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장 1호 기업으로 관심을 모은 휴대폰 키모듈업체 에스맥의 경우 공모가가 최저 희망가인 72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 350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8~9일 실시한 기관투자가 수요 예측에서 기관 참여가 저조했던 데다 제시된 가격 범위 또한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에스맥의 수요 예측에 참여한 기관 수는 28곳,신청 주식 수는 198만7000주로 기관 배정물량 136만주를 가까스로 넘겼다. 또 확정공모가보다도 낮은 2500~3500원 가격대를 제시한 주식 수가 40만6000주로 총 신청 주식 수의 20.4%에 이르렀고,아예 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주식도 25만주로 12.9%에 달했다.3노드디지탈에 이어 두 번째로 코스닥에 상장되는 홍콩 코웰이홀딩스그룹도 몸값 깎이기를 피하진 못했다. 원래 3000~3500원의 희망공모금액 범위를 내놓았던 코웰이홀딩스는 최저 공모가의 3분의 2 수준인 2000원대에서 공모가 결정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3노드디지탈의 공모가격이 희망공모가 1800~2200원보다 높은 2500원에서 결정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이 밖에 오는 25일 코스닥에 상장되는 명성금속과 네오엠텔도 확정 공모가가 각각 1만8000원,8500원으로 희망공모금액의 72%,65% 수준에 머물렀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엔케이도 최저 공모희망가보다 19% 낮은 1만원으로 공모가가 최종 확정됐다.


증권업계에선 이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몰아닥친 공모주 시장 부진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증권사의 IPO(기업공개) 담당자는 "공모가를 높게 책정했다가 막상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일단 공모가를 낮춰야 상장 후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높은 몸값을 받으려는 예비상장사와 주간사 간 의견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던 에이엠에스티도 증시에서 적정 공모가 산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결국 상장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