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4일 이건희 회장 집무실인 서울 승지원(이태원동 )과 부속건물, 삼성 구조본 전략기획실장인 이학수 부회장의 도곡동 자택 등 8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수색 대상자로는 그룹 전략기획실 김인주 사장, 최광해 부사장, 최모 부장 , 김모 차장, 그룹 회장실 2팀 담당 전모 상무 등도 포함됐다.

삼성그룹에 대해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은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가 지난해 11월30일 삼성증권을 전격 압수수색한 지 한달 여 만이다.

특검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2명의 파견검사와 특별수사관 수십명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메모지나 서신, 개인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 그룹 경영관련 문건 등 범죄 정황과 관련지을만한 자료들을 확보했다.

이태원동 승지원과 도곡동 및 경 분당 자택 등지에서 압수수색을 한 수사진들은 오후 1시께 압수물들을 서류봉투 4개와 가방 6개에 담아 특검 사무실로 돌아왔으나 일부 수색지에서는 다량의 압수물 보관용 상자가 추가 투입되는 등 압수수색이 계속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오너인 이건희 회장을 제외한 이학수 부회장 등 3명은 삼성그룹의 불법 비자금 조성ㆍ관리와 경영권 승계,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지휘했고 사건의 실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들로 알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략기획실 임원급 이하 직원들의 자택 등지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점은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 등을 뒷받침할 증거들이 부하 직원들의 주거지에 은닉됐을 가능성 등을 감안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이날 오전 특검팀에 세번째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나온 김용철 변호사는 유명 미술관인 서미갤러리의 홍송원 대표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일가의 미술품 구매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담긴 메모를 제출했다.

이 메모는 김 변호사가 홍 대표측 변호사로부터 들었다는 내용을 적은 것으로 홍씨가 에드루샤의 작품 `마운틴' 등 미술품 두 점을 30억원에 구입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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