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믿었던 소비마저" … 침체 '가시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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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에 이어 소비마저 마침내 빨간불이 켜졌다.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맥도날드 햄버거 등 생필품부터 티파니 다이아몬드 반지 등 사치품까지 전방위적인 소비위축 현상이 뚜렷하다.
이런 식이라면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기후퇴(recession)는 이미 가시권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미 경기침체 가시화는 유럽 일본은 물론 중국 등 이머징마켓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뉴욕증시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증시도 크게 휘둘리는 상황이다.
◆믿었던 소비마저 흔들
주택경기 침체와 신용위기 속에서 지난해 미 경제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견조한 소비 덕분이었다.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맥도날드 햄버거 등 서민층의 음식부터 사치품인 다이아몬드 반지까지 판매가 주춤거리는 현상이 뚜렷하다.한 시장조사업체는 맥도날드의 12월 동일점포매출의 증가세가 급속히 둔화됐다고 경고했다.그런가하면 대표적 보석업체인 티파니는 지난해 말 쇼핑시즌의 매출이 의외로 부진했다며 4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소비위축은 신용카드 사용액 감소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미국 최대 신용카드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신용카드 사용액 감소와 연체율 상승에 따라 작년 4분기 4억4000만달러의 손실을 상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신용카드를 쓰고도 이를 결제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전날 신용카드사 캐피털 원도 실적 전망을 낮춰잡았다.
뿐만 아니다.유선전화 및 이동전화 서비스 업체인 AT&T는 경기둔화로 통신서비스 매출이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화요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실제 AT&T의 지난해 9월 말 유선전화 회선은 3200만 회선으로 1년 전보다 3.9% 감소했다.작년 12월 자동차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지난해 말 소매업체들의 판매증가율은 2002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경기침체 가시권에
미국은 소비천국이다.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소비가 뒷걸음질칠 경우 성장도 마이너스에 빠질 수밖에 없다.사실 소비 둔화는 이미 예고됐다.주택경기 침체로 '역자산효과(reverse wealth effect)'가 나타나면서 소비를 꺼리는 조짐이 커지고 있었다.그나마 소비가 견딜 수 있었던 건 양호한 고용 사정 덕분.그러나 작년 12월 실업률이 5%로 치솟은 것과 함께 전방위적인 소비위축이 가시화되고 있다.
소비위축은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의 언저리에 와 있음을 더욱 뚜렷하게 암시하고 있다.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등은 이미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져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미 에너지정보청도 작년 4분기 성장률이 0.1%를 기록했다고 추정해 경기침체 진입론에 가세했다.물론 아직까지는 "미 경기의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침체에 빠진 건 아니다(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주장이 우세하다.
그렇지만 이들도 행정부의 재정정책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특히 가계자산에서 주택모기지 대출 및 자동차할부금융 신용카드사용액 등 신용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18.7%로 사상 최고치에 달한다.이를 제어하지 못할 경우 소비위축이 불가피하며 이럴 경우 곧바로 경기는 침체에 빠질 공산이 크다.브루스 캐스만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폭풍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타격받는 글로벌 경제
미국의 경기침체 가시화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미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30%다.미국 경제가 재채기만 해도 세계경제가 놀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럽의 경우 이미 영향권에 들어섰다.미국발 신용위기가 유럽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FRB와 공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10년 만의 경기회복세에 들어섰다는 일본도 경고음이 울리는 건 마찬가지다.무토 도시로 일본은행(BOJ) 부총재는 "기업 수익 증가가 임금 인상과 소비를 촉진하는 선순환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며 일본 경제가 당분간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골드만삭스는 한 발 더 나아가 "일본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50%"라고 전망했다.
잘나가고 있는 중국 등 이머징 마켓도 안전지대일 수 없다.미국의 소비가 위축되면 수입이 줄어든다.미국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 등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이런 식이라면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기후퇴(recession)는 이미 가시권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미 경기침체 가시화는 유럽 일본은 물론 중국 등 이머징마켓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뉴욕증시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증시도 크게 휘둘리는 상황이다.
◆믿었던 소비마저 흔들
주택경기 침체와 신용위기 속에서 지난해 미 경제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견조한 소비 덕분이었다.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맥도날드 햄버거 등 서민층의 음식부터 사치품인 다이아몬드 반지까지 판매가 주춤거리는 현상이 뚜렷하다.한 시장조사업체는 맥도날드의 12월 동일점포매출의 증가세가 급속히 둔화됐다고 경고했다.그런가하면 대표적 보석업체인 티파니는 지난해 말 쇼핑시즌의 매출이 의외로 부진했다며 4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소비위축은 신용카드 사용액 감소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미국 최대 신용카드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신용카드 사용액 감소와 연체율 상승에 따라 작년 4분기 4억4000만달러의 손실을 상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신용카드를 쓰고도 이를 결제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전날 신용카드사 캐피털 원도 실적 전망을 낮춰잡았다.
뿐만 아니다.유선전화 및 이동전화 서비스 업체인 AT&T는 경기둔화로 통신서비스 매출이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화요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실제 AT&T의 지난해 9월 말 유선전화 회선은 3200만 회선으로 1년 전보다 3.9% 감소했다.작년 12월 자동차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지난해 말 소매업체들의 판매증가율은 2002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경기침체 가시권에
미국은 소비천국이다.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소비가 뒷걸음질칠 경우 성장도 마이너스에 빠질 수밖에 없다.사실 소비 둔화는 이미 예고됐다.주택경기 침체로 '역자산효과(reverse wealth effect)'가 나타나면서 소비를 꺼리는 조짐이 커지고 있었다.그나마 소비가 견딜 수 있었던 건 양호한 고용 사정 덕분.그러나 작년 12월 실업률이 5%로 치솟은 것과 함께 전방위적인 소비위축이 가시화되고 있다.
소비위축은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의 언저리에 와 있음을 더욱 뚜렷하게 암시하고 있다.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등은 이미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져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미 에너지정보청도 작년 4분기 성장률이 0.1%를 기록했다고 추정해 경기침체 진입론에 가세했다.물론 아직까지는 "미 경기의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침체에 빠진 건 아니다(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주장이 우세하다.
그렇지만 이들도 행정부의 재정정책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특히 가계자산에서 주택모기지 대출 및 자동차할부금융 신용카드사용액 등 신용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18.7%로 사상 최고치에 달한다.이를 제어하지 못할 경우 소비위축이 불가피하며 이럴 경우 곧바로 경기는 침체에 빠질 공산이 크다.브루스 캐스만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폭풍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타격받는 글로벌 경제
미국의 경기침체 가시화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미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30%다.미국 경제가 재채기만 해도 세계경제가 놀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럽의 경우 이미 영향권에 들어섰다.미국발 신용위기가 유럽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FRB와 공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10년 만의 경기회복세에 들어섰다는 일본도 경고음이 울리는 건 마찬가지다.무토 도시로 일본은행(BOJ) 부총재는 "기업 수익 증가가 임금 인상과 소비를 촉진하는 선순환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며 일본 경제가 당분간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골드만삭스는 한 발 더 나아가 "일본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50%"라고 전망했다.
잘나가고 있는 중국 등 이머징 마켓도 안전지대일 수 없다.미국의 소비가 위축되면 수입이 줄어든다.미국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 등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