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부터 온라인게임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와 해외 두 거장이 선보이는 대작 온라인게임이 나란히 공개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게임개발자로 손꼽히는 김태곤 엔도어즈 이사의 '아틀란티카'는 9일, 디아블로로 세계적 개발자의 반열에 든 빌로퍼 플래그십 스튜디오 대표의 '헬 게이트:런던'은 15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범서비스 단계부터 게이머들의 높은 관심을 끈 두 게임은 최근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국 게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틀란티카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턴제 방식의 전투 진행이다.쉴새없이 마우스를 클릭해 승부가 갈리는 '노가다 스타일'의 기존 MMORPG와 확실히 차별화된다.
아틀란티카는 마우스를 얼마나 빨리 클릭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전략과 전술을 잘 세우고 전투에 임하느냐,팀워크를 얼마나 탄탄하게 구축했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고 할 수 있다.내가 전략을 세워 공격하면 적이 이를 방어하고 내 공격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반격하기 때문이다.즉 시간을 갖고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이런 독특한 시스템은 과거 PC게임의 주류였지만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다.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이런 체제가 낯선 게이머도 많을 수밖에 없다.이런 낯설음을 극복하기 위해 아틀란티카는 초보자들을 많이 배려했다.게임의 완성도를 높여 게임 외적 요소가 승부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했다.
초보자를 배려한 부분은 로그인할 때부터 나타난다.마치 로그인 화면에서 설정된 배경처럼 턴방식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데 사용자가 원할 경우 마우스로 화면을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이 전투를 자세하게 구경할 수 있다.
아틀란티카는 로그인한 뒤 검,창,도,총,활,대포 등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생성한 다음 게임 안에 들어가서 용병을 영입,전투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용병의 경우에는 그 모습이 어느 정도 고정되어 있지만 자신의 캐릭터는 머리 모양이나 색,얼굴 등을 따로 선택할 수 있다.즉 팀을 이루는 캐릭터는 많지만 어느 정도 자신의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김태곤 이사가 과거 게임들을 통해 인정받았던 것은 그의 꼼꼼한 성격에서 나오는 높은 완성도였다.아니라고 생각되면 내놓지 않는 그의 성격으로 인해 그의 게임에 대한 신뢰를 불어넣어 준 것이다.아틀란티카 역시 그의 그런 면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게임이다.
아틀란티카는 게임 안에서 손쉽게 물품,몬스터,사냥터,마을,인물,용병,퀘스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열람 가능하게 했다.
단순히 정보만 들여다 보는 것이 아니라 사냥터나 퀘스트 정보에서는 해당 장소로 자동이동이 가능하다.처음 게임을 접하거나 해당 지역을 잘 모르는 사람도 손쉽게 이동이 가능하다.즉 게임 전개와 퀘스트 달성,몬스터 사냥 등에 있어 정보 제공과 복잡한 진행 과정이 무리없이 진행되도록 치밀하게 구성됐다.
아틀란티카는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내세웠다.과거 MMORPG의 장점을 살리되 문제가 됐던 단순 노가다성이나 게임성을 해치는 부분을 과감하게 배제하고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고자 했다.여기서 게이머들이 아틀란티카의 새로운 재미 요소를 얼마나 알아주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 같다.많은 캐릭터를 조작한다는 것 때문에 귀찮아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끊임없는 마우스 클릭과 동시다발적인 후려치기 공격에 익숙한 유저들이 턴제 방식을 낯설어할 수도 있다.
레벨업이 전부가 아니고 전략적인 전투에 집중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기존 레벨업에 올인하는 게임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김 이사는 새로운 재미 요소를 1분기 내 업데이트할 예정이다.'결혼시스템'이 유력하다.김 이사는 "유저는 용병과의 결혼을 통해 자녀를 낳고,자녀가 성장하면 자연스레 현재 캐릭터를 대체하는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라며 "비록 게임이지만 그 안에서 또 다른 인생을 설계하는 재미를 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