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의 균형추가 급격히 하락쪽으로 기울고 있다.작년 말 급등세를 보이며 6%대(국고채 금리 기준)를 넘나들던 금리가 다시 5%대 중반으로 낮아진 것.

최근 금리 하락은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장의 '립서비스'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10일에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부동산정책과 통화정책을 직결시키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히면서 채권 금리가 급락했다."통화정책으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대통령직 인수위 발언으로 불거진 금리 상승 우려를 불식시킨 것.

황태연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수위 발언에 불안해하던 채권시장이 이 총재 발언으로 안도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이 총재가 "(지난해 정책금리 인상 효과 등이 반영되는) 하반기에는 시장금리 인하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힌 점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11일에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강력 시사하면서 채권금리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채권시장에선 FRB의 금리 인하폭이 평소(0.25%포인트)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리 하락과 관련,작년 4분기 이후 금리 상승세가 제동이 걸렸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또 당분간 채권시장은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미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로 불거진 글로벌 신용경색과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부터 금리를 계속 인하하고 있는데다 한국도 한동안 정책금리 동결이 점쳐진다는 점에서다.

문병식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최근 채권금리가 급락한 만큼 또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