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정권교체로 정부 정책의 인수인계 과정도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08년 경제점검회의에 참석,"우리가 올해 경제운용 방향을 얘기해 봤자 말짱 헛방 아닌가요?"라며 '2개월짜리 회의'의 무용론(無用論)을 끄집어 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경제 전망은…"이라며 회의 진행을 시작하려 하자 노 대통령은 다시 "전망은 내가 들으면 뭐합니까?"라며 마땅찮은 기색을 드러냈다.

권 부총리가 "대외여건을 정리해 보는 의미도 있고요"라며 말을 잇자 노 대통령은 다시 "안 하려니까 '사보타지'하는 것 같고,게으름을 부리는 것 같고,하려니까 계속 정책을 안 할 사람이 보고 받으려니까 좀 이상하다"고 계속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공부나 합시다"라며 발언을 끝냈고 권 부총리가 회의진행을 이어 받았다.

이날 회의는 현 정부의 마지막 경제운용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경제부처의 대통령직 인수위에 대한 업무보고 이후에 열린 데다 인수위 측이 이미 올해 경제운용 목표를 밝혀 맥이 빠진 상태에서 진행됐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