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8일 국회를 찾아 새 정부의 순조로운 출발을 위한 정치권의 협력을 요청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당선 이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5당 원내대표들과 첫 회동을 갖고 "국가경제를 발전시키고 사회를 통합하고 선진화된 사회를 만든다는 의미에서 행정부와 의회 간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어 보겠다"고 밝혔다.


이 당선인은 이어 "새로운 정부가 정치적 목적이나 당리당략을 갖고 하는 것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며 "어떤 정책도 오로지 국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차기 야당' 지도부들은 "국정의 발목을 잡지 않겠다"고 화답하면서도 "잘못된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전제를 분명히 달았다.

김 원내대표는 "도와드릴 준비는 다 돼 있다.

새가 좌우 날개로 날고,수레도 양바퀴로 가듯이 국정운영은 여야가 함께 이끌어가는 것"이라며 "우리가 이제 야당이 됐는데 국정의 발목을 잡는 야당은 안 되겠다.

그러나 잘못된 점은 단호히 비판하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정부조직법 개정과 국무총리 인준,새 내각 각료들의 인사청문회 등이 무리없이 이뤄지도록 도와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정부조직이나 관련 법안이 어느 정도 확정되면 의회에 먼저 보고를 드리겠다"며 "정부조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말씀드릴 수 없는데 기능 조정할 것은 하겠다.

여야 간 의견을 모아 신중하게 처리해줄 것을 잘 좀 부탁드린다"고 협조를 구했다.

회동 분위기는 대체로 화기애애했지만 이 당선인과 범여권 참석자들 사이에 '뼈있는' 말들도 오갔다.

인수위 활동과 관련해 김효석 원내대표가 "국민생활과 밀접한 것들 중 설익은 내용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고 비판하자 이 당선인은 "보도 경쟁을 하다보니까 사실로 확정되지 않은 것이 보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위 구성을 보니 호남 사람이 거의 없다"는 지적에 이 당선인은 "명단 외에 있는 뒤의 실세는 호남"이라고 맞받았다.

김 원내대표는 또 "경제는 7% 성장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한다.

당선인은 실물경제를 잘 아는 만큼 거시부분에도 신경 써줬으면 한다"고 당부했고,이 당선인은 "정부 재정을 동원한 인위적인 경기부양은 자제하겠다"고 답했다.

범여권 참석자들은 정부 부처 개편안과 대학입시 개혁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지만 이 당선인은 "정부조직과 교육문제는 지난 20년간 안이 다 나와 있다.

현 시점에서 맞게 조정하는 것이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당선인은 이어 임채정 국회의장과 이상득 이용희 부의장을 만나 정부조직법 개정 및 각료 인사청문회 등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뜻을 전했다.

이 당선인은 앞으로 여야 의원들을 만나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의논할 뿐 아니라 국회 시정연설 등에 직접 참석해 보고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균/노경목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