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지는 이명박 당선인의 측근들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박 전 대표가 대통령과 총리로 앙상블을 이룰 경우 집권 초반기부터 강력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기초한 구상이다.
일단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원칙'과 '정도'라는 이름 아래 예상 밖의 결정을 자주 해온 박 전 대표가 이번에도 의외의 결단을 내릴지 모른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이 당선인의 한 측근은 7일 "박 전 대표가 총리직을 맡아준다면 그보다 좋은 카드는 없다고 본다"며 "당내 화합을 바탕으로 총선에서도 압승을 거둘 수 있고,그 힘으로 집권 초반 개혁작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측근도 "우리에겐 박 전 대표가 최선의 대안"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박 전 대표가 '1순위 후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문제는 박 전 대표 측의 반응이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박 전 대표로선 약점으로 거론돼 온 '국정경험 부족'을 불식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4월 총선 출마를 포기해야 하고 당내 주요 정치세력의 '수장'이라는 위상도 흐릿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리 하마평과 관련,"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고 일축하면서 "정치발전과 나라발전을 위해 당에서 할 일이 많다"고 우회적으로 거부입장을 밝혔다.
측근들도 "이번에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 핵심 측근은 "총선을 앞두고 총리를 맡으면 국회의원은 못하는 것이고 당을 떠나는 것 아니냐"면서 "이 당선인 재임 기간 중 한 번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맡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만약 박 전 대표가 이번에 총리직을 맡는다면 더 이상 '리더'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총리직은 안 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