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제2 내수시장으로 키워 나가는 국내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의 간판 내수형 업종인 유통과 식품업계가 중국 소비시장 공략의 선두에 섰다.

지갑이 두툼해진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행보다.

중국은 금융자산이 100만달러가 넘는 가정이 31만가구로 세계에서 5번째로 많다.

특히 중국 정부는 투자와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는 경제 체제를 소비가 함께 이끄는 3각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전망이 밝은 이유다.

과거 한국자본의 중국 유통 및 서비스시장 진출 형태는 개인들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이나 음식점 미용원 등의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젠 대기업들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의 유통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가 하면 외식업과 영화관 피부미용관리 자동차정비 등 다양한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올해 중국 유통시장에서는 국내 맞수 롯데와 신세계의 격돌이 펼쳐진다.

중국 시장에서 1997년 이마트 1호 점포를 개설한 신세계에 선수를 빼앗긴 롯데그룹은 올해 베이징의 명동으로 통하는 왕푸징에 백화점을 연다.

롯데는 2009년부터 매년 2개 이상 백화점 점포를 열어나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대형마트시장에서는 롯데마트를 통해 이마트 추격에 나선다.

이를 위해 작년 12월 중국 내 대형마트 업체인 마크로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말 칭다오에 자체 점포를 열기로 했다.

신세계는 당초 2012년까지 중국에 이마트 점포 50개를 세운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롯데의 공격적인 반격에 자극받아 중국 내 점포 수 목표를 100개로 상향 조정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에만 중국에 8개 점포를 연다.

테크노마트도 이르면 2009년 상하이를 시작으로 중국 유통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홈쇼핑시장에선 2004년 중국에 제일 먼저 진출한 CJ홈쇼핑이 상하이에서 거둔 좋은 실적의 여세를 몰아 베이징 등지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충칭에 진출한 GS홈쇼핑은 내실을 다지는 데 힘쓰고 있다.

외식업에선 롯데리아가 2003년 철수한 지 5년 만인 올해 중국에 재진출한다.

롯데백화점의 중국 1호 점포인 왕푸징점에 입점할 예정이다.

CJ푸드빌은 앞서 2005년 베이징에 문을 연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와 면 전문점 '시젠'으로 중국 외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금은 직영점만 운영하지만 향후 가맹점 방식을 통해 뚜레쥬르와 시젠 매장을 크게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엔터테인먼트와 피부피용관리 자동차정비 등 중국 고소득층을 겨냥한 서비스업에 진출하는 국내기업들도 늘고 있다.

CJ CGV는 국내에서 쌓은 멀티플렉스 운영 및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상하이에 '상영CGV'라는 이름으로 중국 첫 영화관을 열었다.

이어 올해엔 상하이와 베이징에 각각 2,3호 영화관을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코리아나 화장품은 국내 최대 규모의 피부미용관리 프랜차이즈인 미플을 인수한 후 지난해 9월 상하이에 1호점을 열었다.

이미 10개로 늘어난 중국 내 미플 매장 수를 가맹점 방식을 통해 2009년까지 10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자동차 정비사업인 스피드메이트 매장을 2005년 중국에 처음 세운 데 이어 이미 매장 수를 20여개로 늘렸다.

중장기적으로 중국 전역에 1만개 이상의 스피드메이트 정비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국내 식품업계의 행보도 활기를 띠고 있다.

1996년 '신라면'으로 중국에 첫발을 내디딘 농심은 당시 매출이 2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올해엔 6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대할 만큼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돌풍으로 구축한 브랜드 파워를 토대로 품목을 다양화해나가면서 2000년 이후 베이징과 상하이 지역 매출이 연평균 35.2%,65.2%씩 늘어나는 등 중국사업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는 소시지 햄 조미료 시장에 이어 지난해엔 중국 식품 대기업 얼상(二商)그룹과 합작하는 식으로 현지 두부시장에도 진출했다.

CJ는 얼상그룹의 유명 두부브랜드 바이위와 CJ를 동시에 표기하는 식으로 CJ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롯데제과는 중국 껌시장 진출 3년 만에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급성장한 데 이어 작년 10월부터는 초콜릿 판매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05년 중국업체들을 인수하고 합작하는 공격적인 방식으로 중국 음료시장에 진출했다.

'2010년 매출 1200억원을 달성해 중국 내 메이저 음료회사로 도약한다'는 경영목표를 세우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