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인 교수 151명을 채용할 수 있는 예산을 국ㆍ공립대에 지원한다.

외국인 교수 채용 명목의 지원금이 정부예산으로 책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교수 채용 예산을 획득하기 위한 국ㆍ공립대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6일 국ㆍ공립대 외국인 교수 채용 비용으로 54억9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국ㆍ공립대의 외국인 교수 비중이 사립대에 비해 매우 낮다고 판단,전임교수 이상 외국인 교수 300여 명을 충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08학년도 교육 공무원 임용계획안을 마련해 지난해 8월 행정자치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 12월28일 개최된 국회 본회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151명으로 인원이 줄었다.

국ㆍ공립 대학들은 벌써부터 신설된 외국인 교수 채용예산을 따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짜내고 있다.

서울대는 전체 예산의 3분의 1인 20억원가량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예산으로 외국인 교수 수를 대폭 늘리기로 하고 '1+1 전략'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수한 외국인 교수를 스카우트하는 데 성공한 단과대에 정부가 지원하는 외국인 교수 채용예산을 우선 배정한다는 게 '1+1 전략'의 핵심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인센티브를 내걸면 단과대들이 외국인 채용예산을 따내기 위해서라도 외국인 교수 유치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본다"며 "정부의 지원 예산 중 3분의 1인 50명 정도를 서울대로 끌어들이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경북대도 최소 12억원은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북대 관계자는 "현재 외국인 전임 교수 숫자는 4명에 불과하다"며 "이번에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외국인 교수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 교수의 사립대 쏠림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이주호 한나라당 의원이 전국 4년제 대학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2006년 기준)에 따르면 전임교원 이상 외국인 2078명 중 2055명(98.9%)이 124개 사립대학에서 근무하고 있다.

비교적 외국인 교수가 많다는 서울대도 1800여명의 교수 중 외국인은 시간강사 초빙교수 등을 모두 합해도 45명에 불과하다.

1900여명의 교수진 중 절반가량이 외국인인 싱가포르국립대와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재영 경북대 홍보팀장은 "국ㆍ공립대의 외국인 교수 채용실적이 지지부진한 것은 사립대보다 재정이 열악하고 의사결정 구조가 경직돼 있어 외국인 교수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외국인 교수 인원을 명시한 예산이 배정된 만큼 국ㆍ공립대의 외국인 교수 채용난이 조금은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