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외국인 I♥KOREA] 올해 한국서 '굿 뉴스' 펑펑 터지길 … "치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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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밝고 희망찬 한국 뉴스를 많이 전달하고 싶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 국가인 한국 소식을 각국에 전하는 주한 외국 특파원들은 새 정부가 출범하는 올해 보다 좋은 뉴스들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새해를 사흘 앞둔 지난해 12월28일 저녁 서울 시내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외국인 특파원단의 송년회가 있었다.
매달 한 번씩 열리는 월례회이지만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모임이라 초반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각국 언론사를 대표하는 특파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그 어느 해보다도 넘쳐났던 뉴스를 안주 삼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특히 얼마 전 끝난 대통령 선거 뒷얘기가 가장 화제가 됐다.
특파원들은 자신의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정권교체 배경을 분석하면서 열을 올렸다.
24시간 뉴스 채널인 미국 CNN의 손지애 서울지국장 등 평소 TV를 통해 낯익은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2007년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아요.
평소 한국은 이런저런 뉴스가 많은 지역이지만 지난 한 해는 한여름에 발생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한국인 피랍 사태에다 연말 태안 유조선 기름유출 사건 등 예상치 못했던 돌발성 '빅 뉴스'가 끊임없이 발생해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를 거쳐 CNN 서울 특파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인 손 지국장은 한국 대통령 선거전 막판에는 과로로 몸살까지 났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특파원들도 10년 만의 정권 교체를 가져온 선거전에다 각종 경제 및 사회 사건들이 잇따라 재임 중 가장 분주한 한 해였다고 회고했다.
이들은 쉴 틈이 없어 힘들었다고 엄살을 떨면서도 '뉴스'가 많은 게 싫지만은 않다는 표정이었다.
한국에 온 지 3년째인 로이터 통신사의 존 허스코비츠 서울 지국장도 가장 인상 깊었던 뉴스로 서슴없이 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꼽았다.
그는 "유세 기간 중 여야 간 이데올로기 대립이 심해 우려도 했으나 무사히 선거가 끝나 성숙한 민주주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1990년대 말 일본에서도 4년간 근무한 허스코비츠 지국장은 "일본보다 한국이 훨씬 일하기 힘들지만 사회가 역동적이고 활기가 넘쳐 신나게 일한다"고 한국 생활에 만족해했다.
로이터 통신에서 경제 부문을 맡고 있는 마리프랜스 한 특파원은 내년도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 "새 대통령 당선인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이 이해는 되지만 대통령 혼자 경제를 좋게 만들 수는 없다"며 "국민들의 기대가 너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bfai(독일연방 대외무역진흥처) 독일무역뉴스의 데트레프 렌 특파원은 경제적으로 변화를 원하는 한국 국민들이 야당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렌 특파원은 "새해엔 미국 등 선진국에서 경기 둔화가 예상되고 있는데 한국만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래에 대해 낙관론을 갖는 것은 좋지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근무 기간이 1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으로 차이는 났지만 외국 특파원들은 저널리스트답게 한국 사회를 분석하는 눈이 매우 날카로웠다.
그들의 뜨거운 대화 속에는 한국의 정치,사회 현상에 대한 비판이 있었지만 새 정부 아래 한국이 한 단계 도약,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기를 바라는 애정이 느껴졌다.
CNN의 손 지국장은 "대통령 선거 기간 중 위태롭게 보였던 국면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한국은 성공적으로 선거를 치러 내는 등 여러 면에서 착실하게 발전하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정착된 만큼 한국은 새해 좋은 뉴스들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파원들은 새 정부가 고도 경제 성장을 내세운 만큼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렌 특파원은 "개인적으로 한국의 IT(정보기술) 산업에 관심이 많다"며 "휴대폰 등 주요 하이테크 제품에서 일본산 부품 의존도가 여전히 큰 만큼 기술 개발을 통해 국산화 비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전이 격렬해 여야는 물론 국민들 사이에 상처가 컸던 만큼 다시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망년 기분에 들떠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신 특파원들의 얼굴은 취기가 올라 금방 붉어졌다.
창 밖의 서울 시내 야경을 바라보면서 '치어스(cheers)'를 외치는 얼굴에는 분주한 한 해를 보낸 피로감보다는 새해를 기다리는 설렘이 가득 차 있었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송년회는 밤 10시께 특파원들이 모은 돈을 구세군의 자선 냄비에 넣는 순서로 끝났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 국가인 한국 소식을 각국에 전하는 주한 외국 특파원들은 새 정부가 출범하는 올해 보다 좋은 뉴스들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새해를 사흘 앞둔 지난해 12월28일 저녁 서울 시내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외국인 특파원단의 송년회가 있었다.
매달 한 번씩 열리는 월례회이지만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모임이라 초반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각국 언론사를 대표하는 특파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그 어느 해보다도 넘쳐났던 뉴스를 안주 삼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특히 얼마 전 끝난 대통령 선거 뒷얘기가 가장 화제가 됐다.
특파원들은 자신의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정권교체 배경을 분석하면서 열을 올렸다.
24시간 뉴스 채널인 미국 CNN의 손지애 서울지국장 등 평소 TV를 통해 낯익은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2007년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아요.
평소 한국은 이런저런 뉴스가 많은 지역이지만 지난 한 해는 한여름에 발생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한국인 피랍 사태에다 연말 태안 유조선 기름유출 사건 등 예상치 못했던 돌발성 '빅 뉴스'가 끊임없이 발생해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를 거쳐 CNN 서울 특파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인 손 지국장은 한국 대통령 선거전 막판에는 과로로 몸살까지 났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특파원들도 10년 만의 정권 교체를 가져온 선거전에다 각종 경제 및 사회 사건들이 잇따라 재임 중 가장 분주한 한 해였다고 회고했다.
이들은 쉴 틈이 없어 힘들었다고 엄살을 떨면서도 '뉴스'가 많은 게 싫지만은 않다는 표정이었다.
한국에 온 지 3년째인 로이터 통신사의 존 허스코비츠 서울 지국장도 가장 인상 깊었던 뉴스로 서슴없이 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꼽았다.
그는 "유세 기간 중 여야 간 이데올로기 대립이 심해 우려도 했으나 무사히 선거가 끝나 성숙한 민주주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1990년대 말 일본에서도 4년간 근무한 허스코비츠 지국장은 "일본보다 한국이 훨씬 일하기 힘들지만 사회가 역동적이고 활기가 넘쳐 신나게 일한다"고 한국 생활에 만족해했다.
로이터 통신에서 경제 부문을 맡고 있는 마리프랜스 한 특파원은 내년도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 "새 대통령 당선인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이 이해는 되지만 대통령 혼자 경제를 좋게 만들 수는 없다"며 "국민들의 기대가 너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bfai(독일연방 대외무역진흥처) 독일무역뉴스의 데트레프 렌 특파원은 경제적으로 변화를 원하는 한국 국민들이 야당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렌 특파원은 "새해엔 미국 등 선진국에서 경기 둔화가 예상되고 있는데 한국만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래에 대해 낙관론을 갖는 것은 좋지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근무 기간이 1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으로 차이는 났지만 외국 특파원들은 저널리스트답게 한국 사회를 분석하는 눈이 매우 날카로웠다.
그들의 뜨거운 대화 속에는 한국의 정치,사회 현상에 대한 비판이 있었지만 새 정부 아래 한국이 한 단계 도약,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기를 바라는 애정이 느껴졌다.
CNN의 손 지국장은 "대통령 선거 기간 중 위태롭게 보였던 국면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한국은 성공적으로 선거를 치러 내는 등 여러 면에서 착실하게 발전하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정착된 만큼 한국은 새해 좋은 뉴스들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파원들은 새 정부가 고도 경제 성장을 내세운 만큼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렌 특파원은 "개인적으로 한국의 IT(정보기술) 산업에 관심이 많다"며 "휴대폰 등 주요 하이테크 제품에서 일본산 부품 의존도가 여전히 큰 만큼 기술 개발을 통해 국산화 비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전이 격렬해 여야는 물론 국민들 사이에 상처가 컸던 만큼 다시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망년 기분에 들떠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신 특파원들의 얼굴은 취기가 올라 금방 붉어졌다.
창 밖의 서울 시내 야경을 바라보면서 '치어스(cheers)'를 외치는 얼굴에는 분주한 한 해를 보낸 피로감보다는 새해를 기다리는 설렘이 가득 차 있었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송년회는 밤 10시께 특파원들이 모은 돈을 구세군의 자선 냄비에 넣는 순서로 끝났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