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인도의 교육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최근 급부상한 중국과 인도 등에 대한 경계감이 일본에서 확산되고 있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인도식 교육에 대한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3일 보도했다.

일본 서점에선 '인도식 산술법' '알려지지 않은 인도인의 비밀' 등 인도의 교육 관련 서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언론도 구구단 이상의 곱셈법(십구단)을 술술 외우는 인도 어린이들을 수시로 보도한다.

일본 내 인도인 국제학교에는 일본인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인도인이 운영하는 도쿄 외곽의 리틀에인절스 영어 아카데미 국제 유치원(사진)은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45명의 학생 중 1명만 인도인이고,나머지는 모두 일본인이다.

이 유치원에선 인도 교사들이 인도 교재를 갖고 영어와 수학 등을 가르친다.

이 유치원의 만 두 살짜리 아이는 숫자를 20까지 세고,세 살 어린이는 컴퓨터를 다룬다.

다섯 살 어린이는 영어로 에세이를 쓸 정도다.

도쿄에 있는 글로벌 인도 국제학교의 경우 200명 정도의 학생 중 일본인이 20명이다.

일본인 입학 지원자가 점차 늘고 있어 이 학교는 요코하마에 제2 캠퍼스를 짓고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앞선 선진국이란 자부심이 강한 일본인들이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다른 아시아 국가의 교육 방식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본 소피아대학의 무라이 요시노리 교수는 "지금까지 일본인들은 중국과 인도를 가난하고 뒤처진 나라로 봤다"며 "그러나 일본이 점차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하면서 인도와 중국을 무엇인가 배울 수 있는 나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인들은 인도가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산업 등에서 크게 성공한 것은 인도의 독특한 교육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일본은 2002년부터 공교육에 '유토리(여유) 교육'을 도입하면서 학생들의 학력이 급속히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학업성취도 국제 조사에서 일본 학생들은 수학적 응용력이 2000년 1위에서 10위로,과학적 응용력은 같은 기간 2위에서 6위로 낮아졌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