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놓고 인수위 출범 초기부터 비끗거리고 있다.

1일 장석효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소속 한반도대운하 태스크포스팀장은 지난해 12월28일 국내 5대 건설사 최고경영자들과 조찬 모임을 가졌다고 밝혔다.

대우건설,현대건설,GS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 등 시공능력평가 순위 1~5위 건설업체 부회장과 사장들이 모임에 참여했다.

장 팀장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건설사 초청으로 모임에 참석했으며 건설업체들은 기회가 온다면 적극적으로 대운하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대운하는 민자사업인 만큼 기업들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 정부는 원활한 기업 활동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강승규 인수위 부대변인도 이날 오후 삼청동 인수위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선거 당시 당선인이 경부운하는 민자사업으로,호남운하 중 영산강 부분과 금강(충청) 운하는 재정 사업으로 추진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며 "이에 대해 민간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건설사 측에선 장 팀장의 설명과는 정반대로 당시 모임은 인수위 제의로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인수위에서 전날(27일) 만나자고 긴급 연락해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수위나 건설사 가운데 한 곳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장 팀장은 또 이 자리에서 건설사들에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장 팀장은 "대운하 사업을 설명했을 뿐인데도 직접 대운하 사업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강 부대변인도 "장 팀장이 (건설사들의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 참여를) 요청한 바도 없고 아직 그럴 단계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 프로젝트가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려면 사업제안서 검토→우선협상자 선정→사업자 선정→사업 승인→환경.교통 영향 평가→사업 착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반도 대운하를 둘러싼 인수위와 건설사 간의 진실게임의 결론이 무엇이든지 간에 인수위가 투명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