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신용 위기 여파가 영국 금융계도 강타한 가운데 올해 개인 파산자도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영국 경제가 휘청거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일, 치솟기만 하던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주택 대출상환액 부담이 증가하고 과도한 쇼핑과 물가상승 등으로 인해 파산을 모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수백만 명에 달한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세계적 회계법인 그랜트 손턴사가 3일 공개할 보고서를 인용, 2008년 개인 파산자의 숫자는 지난 2004년의 세 배에 가까운 12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산자 급증의 첫번째 이유는 연말연시의 과소비. 영국 상점들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예상치를 넘어서는 수입을 거뒀으며 연초 판매액 역시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

신문은 이에 대해 영국인들이 마치 힘겨운 1년을 앞두고 마지막 축제를 즐기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올 1.4분기 파산자가 2만8천명에 달할 것이며, 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과도한 크리스마스 쇼핑' 때문일 것이라는 그랜트 손턴사의 전망도 이 같은 지적을 뒷받침한다.

가처분 소득 감소 및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변동제 전환 등으로 인해 영국인들의 부채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900만명 이상이 신용카드 대금과 주택대출금 상환에 허덕이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 부채는 인당 3만 파운드에 육박하는 것.
게다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여파로 영국의 경제 성장세도 꺾이고 있어 신용도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이미 신용카드 신규가입이나 대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지난 1년새 생활비가 16%나 증가했으며 휘발유값과 전기세 등도 올 초 10% 이상 오를 것으로 보여 개인 파산자 수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절약'과 신중한 재정관리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수석 경제학자 하워드 아처는 영국 국민들이 좀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영국은행협회는 각자의 재정상태를 신중하게 살피고 재정적 위기에 처했을 때는 즉각 대출기관에 도움을 처하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m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