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코스닥 우회상장이 봇물을 이룬 가운데 대다수 업체가 상장 첫해 호된 신고식을 치른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치 못했던 우발채무나 전 대표의 횡령 등의 악재와 실적 부진까지 겹쳐 대다수 업체가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007년 한 해 동안 우회상장한 코스닥업체는 43개사로,한 해 전의 45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30개사가 합병신고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나머지는 합병을 완료했다.

합병신고서를 낸 업체 가운데 주가가 오른 곳은 SK커뮤니케이션즈가 유일할 정도다.

엠파스와 싸이월드를 합쳐 작년 11월 재상장된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날 지난해 6월 합병 결정 당시(2만1000원)보다 50% 이상 오른 3만4500원에 마감됐다.

반면 나머지 우회상장 업체들은 피인수 업체의 숨겨진 부실채권 처리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메디오피아테크놀라지 인수를 통해 상장한 엠넷미디어는 우발채무 등으로 작년 3분기까지 147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주가도 1년 새 30% 떨어지며 뒷걸음질쳤다.

우회상장 기대감으로 지난해 9월 1만2400원까지 치솟았던 김종학프로덕션은 불과 3개월여 만에 5분의 1 수준인 2545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현금 동원력이 떨어져 주식스와프 형태로 우회상장한 업체들의 경우 상장 이후 대규모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등의 잇단 자금조달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비에스지는 상장 이후 312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물량이 쏟아지면서 5월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고,푸른정보기술이 우회상장한 넥사이언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20억원 미만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실시했다.

지난해 6월 1100원대였던 주가는 액면가(500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