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출제 교육평가원도 '등급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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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능력시험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의 연구원들이 수능 등급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지금처럼 크다면 등급제를 폐지하고 예전의 표준점수제로 돌아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주요골자다. 이번 논문은 지난해 첫 도입된 수능 등급제로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어 폐지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와 이명박 정부의 새 입시제도 수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학술진흥재단 등재학술지인 '교육과정평가연구' 최근호에 따르면 양길석 평가원 선임 연구위원 등 4명의 연구진은 '대학입학시험 점수체제 국외 사례연구'라는 글을 통해 수능 등급제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연구진들은 논문에서 "정부와 대학 고교 등 대입 정책 관련 주체들이 수능을 영국의 수능인 GCE처럼 준거참조검사(절대평가 성격의 자격시험)로 활용할지,미국의 수능인 SAT와 같은 규준참조검사(규준에 근거해 상대적 서열을 결정하는 시험)로 사용할지에 대해 합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등급제가 도입돼 혼란이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들은 "올해 대입에서 대학들이 주도한 것처럼 영역별 등급을 점수로 환산해 총점으로 계산한 후 서열을 매기는 체제를 바꿀 수 없다면 과거의 표준점수제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들은 수능의 성격을 교육부가 생각한 것처럼 자격시험으로 규정한다고 해도 제도의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즉 어떤 수험생이 어떤 과목을 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등급이 골고루 분포되도록 출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연구진의 생각이다.
연구진들은 "수능 등급제를 유지할 생각이라면 두 번 이상 수능을 치르고 평가 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들은 이 밖에 "현재 50여개 과목을 포괄하는 수능 과목 수를 축소ㆍ개선하고 수능 이외의 다양한 전형자료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한편 평가원 관계자는 양 연구위원의 논문에 대해 "이번 논문은 평가원의 공식입장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지금처럼 크다면 등급제를 폐지하고 예전의 표준점수제로 돌아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주요골자다. 이번 논문은 지난해 첫 도입된 수능 등급제로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어 폐지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와 이명박 정부의 새 입시제도 수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학술진흥재단 등재학술지인 '교육과정평가연구' 최근호에 따르면 양길석 평가원 선임 연구위원 등 4명의 연구진은 '대학입학시험 점수체제 국외 사례연구'라는 글을 통해 수능 등급제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연구진들은 논문에서 "정부와 대학 고교 등 대입 정책 관련 주체들이 수능을 영국의 수능인 GCE처럼 준거참조검사(절대평가 성격의 자격시험)로 활용할지,미국의 수능인 SAT와 같은 규준참조검사(규준에 근거해 상대적 서열을 결정하는 시험)로 사용할지에 대해 합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등급제가 도입돼 혼란이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들은 "올해 대입에서 대학들이 주도한 것처럼 영역별 등급을 점수로 환산해 총점으로 계산한 후 서열을 매기는 체제를 바꿀 수 없다면 과거의 표준점수제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들은 수능의 성격을 교육부가 생각한 것처럼 자격시험으로 규정한다고 해도 제도의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즉 어떤 수험생이 어떤 과목을 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등급이 골고루 분포되도록 출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연구진의 생각이다.
연구진들은 "수능 등급제를 유지할 생각이라면 두 번 이상 수능을 치르고 평가 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들은 이 밖에 "현재 50여개 과목을 포괄하는 수능 과목 수를 축소ㆍ개선하고 수능 이외의 다양한 전형자료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한편 평가원 관계자는 양 연구위원의 논문에 대해 "이번 논문은 평가원의 공식입장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