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암살로 파키스탄의 소요사태가 격화되는 가운데 부토 전 총리의 후계자로 그의 아들과 남편이 임명됐다.

파키스탄 최대 야당인 파키스탄인민당(PPP)은 부토의 아들인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19)와 남편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51)를 당의 공동의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PPP는 이날 부토의 고향인 파키스탄 신드주 나우데로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는 부토 전 총리가 생전에 작성한 유언장을 통해 아들인 빌라왈을 자신의 정치적 후계자 겸 PPP의 차기 지도자로 지명한 데 따른 것이다.

당 관계자는"빌라왈이 당 의장직을 맡게됐으며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는 공동의장으로 빌라왈을 보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영국 옥스퍼드대학에 입학한 빌라왈은 약관의 나이에 외조부인 줄피카르 알리 부토와 어머니인 베나지르 부토 등 두 전직 총리에 이어 파키스탄 최대 야당의 총수직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PPP는 부토 암살에도 불구하고 다음달 8일로 예정된 총선에 참여키로 했다.

총선 거부를 선언했던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도 입장을 바꿔 총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부토 암살 나흘째인 30일까지 파키스탄 곳곳에서 극심한 시위와 폭동이 일어났다.

펀자브주 주도인 라호르에서는 1만명 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고 북서부 페샤와르에서는 3000여명의 시위대가 무샤라프 퇴진을 외치며 상점 등을 부수기도 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날까지 소요사태로 인해 최소 3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김유미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