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가 갈림길에 섰다.

그간의 경제성장률만 보면 올해가 재상승이냐 하락이냐의 방향을 가름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실업률은 낮아지만 물가상승 압력은 거세지고 있어 유럽 각국의 올해 경제운용은 한층 혼란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 유로존(유로화를 통용하는 13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유로존을 포함한 27개 EU 회원국 전체 성장률도 작년 2.9%에서 올해는 2.4%로 낮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작년 10월 올해 유로존 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12월 초 IMF의 유럽 담당 국장인 마이클 데플러는 유로존 성장률이 올해 2.0% 안팎이 될 것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예측치를 내놓았다.

유럽 경제에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는 것은 세계경제 약세 탓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부실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과 고유가,미국 경기둔화가 유럽에도 한파를 몰고오고 있다.

EU 집행위는 작년 12월 보고서를 통해 "현재 금융부문에 머물고 있는 서브프라임발 신용위기가 다른 경제 분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러나 중국 인도 등 신흥경제국의 강한 성장세 덕택에 유럽 경제가 급격한 하강국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올해 유럽 경제는 기업 투자보다는 민간 소비가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이 낮아져 경제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2008년엔 실업률이 EU 전체로 보면 6.1%,유로존에선 7.1%로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작년 2.0%를 기록한 것으로 보이는 EU 인플레이션율은 올해엔 2.1%로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