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씨는 연말을 앞두고 자신이 올 한해 투자한 수익률 현황을 살펴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단다. 주변 사람들은 올해 주식에 투자해서 꽤나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고 자랑하지만 정작 자신이 투자한 종목들의 수익률을 보면 형편없기 때문이다.

2007년 증시 마감을 하루 앞두고 투자자들은 올 한해 주식 투자 수익률을 돌아보며 기쁨과 씁쓸함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올해 증시야 말로 사상 최고치를 51번이나 경신할 만큼 급등장을 연출할 한해였다.

올 1월 2일 1435.26P로 장을 마감했던 코스피지수가 12월 27일 1908.62P로 장을 마쳐, 연초대비 32.98%의 수익률을 기록할 만큼 지수 상승폭이 꽤나 높았다.

주식형펀드의 자금유입과 기업 실적 개선 등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는 상승장을 이어갔고, 중국 및 인도 등의 증시가 활황세도 증시 상승에 한몫을 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렇게 코스피지수가 꿈의 지수라 불리던 2000선을 넘고 한때 2085P까지 오르기도 하면서 대부분의 종목들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한화재의 경우, 연초보다 944% 이상 상승했으며 화인케미칼(671%)과 한국석유(659%), 삼호개발(605%), 동양제철화학(416%), STX(405%) 등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런 급등장 속에서도 소외받으며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인 종목들도 꽤 많다.

특히 지수 상승을 이끌어온 대형주 가운데 올초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종목들이 많아 이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울분을 터지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와 국민은행우리금융 등 은행주다.

삼성전자의 경우, 여전히 시가총액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올 한해 수익률을 살펴보면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지난 1월 2일 종가기준 62만5000원이던 삼성전자는 27일 60만원도 하회한 57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 초 대비 8.8% 하락한 것.

뿐만 아니라 지난 10월 25일에는 장중 50만원까지 빠져 40만원대로 추락할 위기를 맞기도 했다.

또 삼성전자와 함께 대표적인 반도체주라고 할 수 있는 하이닉스 역시 올 한해가 최악의 해가 되버렸다.

하이닉스는 지난 1월 2일 3만7300원에 장을 마쳤지만 27일 올초보다 1만1300원 떨어진 2만6000원에 마감했다. 올 초 대비 30.29% 떨어진 셈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 약세는 올해 메모리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런 약세는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증권사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 이들의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 지 주목되고 있다.

은행주인 국민은행과 우리금융도 미국 서브프라임발 악재로 연초대비 소폭 하락했다.

국민은행은 상반기까지만해도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지난 1월 2일 7만4100원을 기록했던 주가가 6월 20일 9만18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영향으로 약세장으로 돌아선 국민은행은 11월 22일 5만99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후 주가가 반등하며 27일 6만9800원에 장을 마쳤지만, 올초 주가에 비해서는 6.16% 떨어진 것이다.

우리금융 역시 상반기까지 강세를 보였지만 하반기 이후, 급격한 조정으로 2만원 아래로 추락했다.

27일 우리금융은 연초(2만1600원)보다 13.68% 하락한 1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밖에도 기아차삼성SDI, 삼양사, 농심 등도 연초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급등장을 연출한 2007년 한해동안 소외를 받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의 경우, 중국 수혜주인 철강주와 기계, 해운주 등이 초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한 반면, 반도체 시장 악화로 IT주가 약세를 보였고, 미국발 서브프라임의 영향으로 은행주들이 급락하며 상승장에서도 소외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이유선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