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의 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색다른 도전에 목이 말랐었다"

한때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위해 밤마다 라면을 끓여먹고, 퉁퉁부은 얼굴로 연기에 열연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김해숙의 모습은 잊어라. 헌신적인 자식 사랑과 인자한 어머니상의 대표주자 김해숙이 파격변신에 도전장을 던졌다. "배우의 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색다른 도전에 목이 말랐었다"는 그녀는 영화<무방비도시>의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바로 출연을 결정내렸다고 한다.

김해숙은 전과 17범의 소매치기 세계의 대모 강만옥이라는 카리스마넘치는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한 번도 어깨 위로 잘라본 적 없던 머리카락을 숏커트로 자르고 어깨에 문신까지 새기는 과감한 결단력과 영화에 대한 열의를 보여줬다. "처음에는 무리한 결정이 아니었을까는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지만 이제는 나이를 넘어선 화려한 도전 그 자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그녀는 자신의 연기변신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김해숙은 극중 캐릭터를 완벽 소화하기 위해 외적변신뿐만 아니라 소매치기 고수로서 가져야 할 기술훈련에 돌입했다. 전직 소매치기에게 기술을 배웠고, 면도칼을 놓을 새 없이 훈련 했던 그녀의 손에는 누구보다도 많은 훈련의 상처가 새겨져 있었다. 현란한 카메라 기법에 의지하지 않고 배우로서 완벽하게 자신이 맡은 바를 해내겠다는 그녀의 의지는 영화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을 증폭 시켜준다.

원래 강해숙이 맡았던 캐릭터는 이상기 감독의 최초 시나리오에서는 남성 소매치기 고수로 설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시나리오 수정 과정에서 캐릭터에 어울리는 적당한 남자 배우가 떠오르지 않자 이감독은 김해숙을 머리 속에 그리며 시나리오를 전체적으로 수정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때문인지 '강만옥'이라는 캐릭터는 여성 연기자가 소화하기 힘든 장면이 많았으나 대역을 쓰지 않고 몸소연기하는 열정을 과시한 김해숙은 현장 스탭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기에 충분했다.

나이를 넘어선 화려한 도전이 아름다운 배우 김해숙! 그녀의 변신을 기대해보며, 두 조직의 피할 수 없는 위험한 게임을 그려낸 리얼소매치기 범죄액션 <무방비도시>는 오는 2008년 1월 10일, 그 모습을 관객들에게 드러낼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