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굴욕적인 한 해를 보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내년에는 어떻게 변신할 것인지 주목된다.

엔터 대장주로 꼽히던 팬텀과 에스엠의 끝없는 추락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으로 주가 거품이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IP(인터넷)TV 법제화라는 기대감이 꿈틀대면서 IP TV 수혜주들이 선별적으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엔터 대장주의 몰락

26일 팬텀은 하한가인 1105원에 마감했다.

연말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한 80% 감자 여파다.

올해 초보다 주가는 87% 빠졌다.

2005년 우회상장으로 화려하게 등장하며 엔터 대장주로 불렸던 위상은 찾아볼 수 없다.

이도형 전 회장은 최근 주가조작 및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도 107억원에 달하며 올초 인수한 도너츠미디어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대장주 에스엠의 추락도 심상치 않다.

에스엠은 이날 1.47% 내린 2690원에 마감하며 12일째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올초와 비교해 주가는 57%나 하락했다.

영화배우 배용준을 앞세운 키이스트도 올해 '태왕사신기'방영에도 불구,실망스러운 한 해를 보냈다.

스타엠도 가수 '비'의 우회상장 때만 반짝했을 뿐 주가는 올초보다 63% 하락했다.

대부분의 엔터기업이 올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엔터사업을 접고 에너지나 다른 신규 사업을 하는 곳들도 생겨났다.

◆내년 IP TV주 선별 접근을

하지만 엔터주의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IP TV 관련 법안이 연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콘텐츠 생산업체들이 내년을 도약의 기회로 삼고 있다.

KT 계열사인 올리브나인과 SK텔레콤의 자회사 IHQ,CJ그룹 계열의 엠넷미디어가 대표주자로 꼽히며 수익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 올리브나인는 KT의 IP TV사업인 '메가TV'의 주요 콘텐츠 공급원으로 떠오르며 최근 3개월간 31% 급등했다.

시장에서도 대기업 휘하의 엔터업체에 대해 선별적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엠넷미디어와 올리브나인이 각각 5.35%와 5.86% 올랐고 IHQ도 4.06% 상승했다.

최영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와 올해가 유명인 테마가 난무하면서 엔터주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된 초기 단계였다면 내년은 개별 종목의 콘텐츠 제작 및 수익성 창출 능력을 테스트하는 중간 정착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형/이미아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