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푸르덴셜생명의 경영 스타일은 '황소고집'을 부린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독특하다.

우선 판매 채널에서의 '3무(無) 정책' 고집이다.

다른 보험사들이 전력을 기울이는 방카슈랑스 홈쇼핑 텔레마케팅(TM)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최근 새로운 판매 채널로 부상하고 있는 신채널을 외면하고 오로지 설계사를 통한 정통영업만 고집하고 있는 것.

판매 상품도 마찬가지.최근 보험업계의 트렌드는 변액보험 등 투자형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푸르덴셜생명은 여전히 종신보험에만 집중하고 있다.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의 판매 비중이 70~80%에 이른다.

설계사 양성.관리도 독특하다.

회사마다 설계사 스카우트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 회사는 설계사 경험이 전혀 없는 직장인 출신을 뽑아 자체 양성한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가장 팔기 어려운 상품"이라며 "보장성보험을 판매하는 노하우를 철저히 교육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이 회사 설계사는 다른 회사의 스카우트 대상 1호다.

푸르덴셜생명의 현재 설계사(라이프플래너.LP)는 약 1600명.그러나 지금까지 다른 회사로 빼앗긴 사람만 1000명에 이른다.

설계사의 '사관학교'로 불린다.

판매 채널의 3무 정책,종신보험 판매,자체 설계사 양성 등 '아날로그식'의 영업을 펼치고 있지만 경영 성과는 탁월하다.

올 들어 4~9월(반기) 당기순이익은 84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대한.교보생명에 이어 4위다.

매출(수입보험료) 규모로는 업계 11위 수준인 것에 비하면 그만큼 알찬경영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9월 말 현재 313%),보험계약 13회차 유지율(89.17%) 등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계약 유지율이 높다는 것은 고객들의 로열티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1991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한우물만 파온 게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험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푸르덴셜생명의 외곬 경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최근 들어 자본시장이 변액보험과 같은 투자형 상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 등 신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