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에서 장.차관 못하면 팔불출?'

관가에 나도는 농담이다.

그만큼 장.차관이 흔하다는 얘기다.

현재 정부 내 장관(급)과 차관(급) 자리는 각각 40개와 96개로 모두 136개에 이른다.

지난 5년간 이 자리를 거친 사람(현직 포함)만도 모두 475명.장.차관만으로도 부처를 하나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국무위원은 선진국보다 많다.

대통령과 국무총리,19명의 장관을 포함해 모두 21명.이는 경제 규모가 우리의 수 배에 이르는 미국(17명) 일본(15명) 영국(20명) 독일(17명) 프랑스(17명)보다 많은 것이다.


◆조직개편 신속하고 과감해야

"정부조직을 이렇게 잘게 잘라 많이 만들어 놓으면 조직마다 규모를 키우고 업무영역을 놓고 다툼을 벌일 수밖에 없다.

결국 부처 간 의견조율을 위해 다시 통합관리 부서가 커지는 문제가 생긴다."(김관보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이 때문에 실제 지난 5년간 정부조직 곳곳에서 거품이 끼었다.

현재 중앙 행정조직은 '2원4실18부4처18청13위원회'로 59개에 이른다.

현 정부 들어서 5개(2청 3위원회)가 늘었다.

지자체들도 열심히 조직을 키웠다.

때문에 공무원 수는 지난 5년 새 9만5560명(2005년 공사화한 철도공사 공무원들을 감안한 수치)이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정권 초 신속하고 과감하게 공공부문을 개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자는 우선 각종 위원회의 대폭 정리와 중앙행정기구를 '대부처-대국(大部處-大局)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밝혔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안은 나와 있지 않다.

이미 학계에선 그런 안이 10여개는 나와 있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은 감사원 업무의 국회 이관과 부처통폐합(예컨대 과학기술부+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문화관광부 산업기능=과학산업부),국정홍보처 해체 등을 통해 '18부4처' 조직을 '1원10부2처'로 줄이는 안을 내놓고 있다.

"손발 부처도 늘었지만 머리 부문도 비대해졌다.

대통령비서실과 국무총리비서실,국무조정실을 '국무실'로 통합해 최고의사결정을 통합보좌하는 기구를 만드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중복 기능 공기업 통폐합

"역사적 임무를 마친 공기업은 사라져야 한다.

1960~1970년대 개발연대 때와 지금 상황을 비교해 보면 (어떤 공기업이 정리돼야 할지는) 추측 가능하다."(전윤철 감사원장)

대통령 당선자는 시장과 기능이 충돌되는 공기업을 우선 민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공공부문 개혁에 다소 관대했던 현 정부 내에서조차 △수명을 다한 공기업의 폐지 △중복 공공기관의 통폐합 △불필요한 공공기관의 정리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부문 개혁은 정권 출범 전에 일정을 확정하고 출범과 함께 강도있게 추진돼야 한다."(조택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박수진/차기현 기자 notwoman@hankyung.com